산 위에 부는 바람1 <100호> 숨에게_잔디(允) 이천 십 삼년 4월의 첫 산위바람을 찾아 읽어보았어요. 아기 기저귀를 빨랫줄에 널 듯, 마음을 하늘에 널고 있는 저와 산 위에서의 일상을, 사소함을 나누고 싶다고 고백하는 저를 읽었어요. 그 아기는 열 살이 되었네요. 시간이 쌓이는 만큼 차곡차곡 쌓여가는 말에 눌려 그만 말하고 싶다 생각한 적도 많았어요. 기운 내려 꾸역꾸역 먹는 밥처럼 말을 꺼내는 날도 있었고, 꺼내지 않아도 후루룩 후루룩 국수 먹듯 유유히 말이 흘러나오는 날도 있었지요. 한 땀 한 땀 쓰다 보니 여기에 와 있습니다. 도착과 동시에 다시 떠나지만, 동시에 머무르는 이곳에. 가벼이 읽고, 홀가분하게 한 순간 건너가시기를 바라는 마음 담아 쓰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쓰기도 하고, 팍팍한 일상에서 오레가노나 .. 2020. 9.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