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경이랑세상읽기17

우리는 현장 사람을 원한다 우리는 현장 사람을 원한다박현경(화가, 교사) 7월 17일 목요일, CBS 라디오 시사직감>에 출연해 인터뷰를 했다. 당시 뜨거운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전교조 충북지부 사무처장으로서 입장을 밝혔다. 이제는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가 이루어졌지만, ‘어떤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견해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인터뷰이기에 이 지면을 빌어 소개한다. Q: 사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직후부터 각종 논란이 계속해서 제기된 상황이어서 어느 청문회보다 검증 열기가 뜨거웠는데요. 어제 청문회 답변 가운데 기억에 남는다고 할까요? 인상에 남는 게 무엇이었을까요?박현경: 교사인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사실 따로 있었습니다. 초·중·고등학교 법정 수업.. 2025. 7. 24.
내가 사랑하는 음식 내가 사랑하는 음식박현경(화가, 교사) 1. 남편의 ‘짜파구리’긴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온다. 남편도 곧 퇴근해 집으로 온다. 초집중 상태로 하루를 보낸 끝, 몸이 노곤하고 눕고만 싶다. 배만 안 고팠다면 그대로 누워 버렸을 터. 남편은 집에 오자마자 조리를 시작한다. 오늘의 메뉴는 짜파구리. 물을 끓이고 너구리와 짜파게티 봉지를 뜯어 면을 끓는 물에 넣는다. 너구리 면을 짜파게티 면보다 더 먼저 넣어야 한다. 너구리 소스는 절반만, 짜파게티 소스는 한 개를 다 쓴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달구고 대파를 송송 썰어 볶는다. 계란 후라이를 부친다. 내가 반숙을 좋아하므로 반숙 후라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남편이 한다.완성된 짜파구리를 그릇에 담고 볶은 대파를 고명으로 얹는다. 반숙 계란 후라이도 얹는.. 2025. 6. 24.
다시 만난 세계 다시 만난 세계박현경(화가, 교사) 토요일 아침, 잠에서 깨어 뜨거운 커피 한 잔 들고 2층 작업실로 간다. 가로 2미터, 세로 1미터 30센티미터의 수채화용지가 작업대에 펼쳐져 있다. 한 달 넘게 진행 중인 작업. 천사의 붉고 커다란 날개 한쪽이 반쯤 채색돼 있다. 얼기설기 쌓인 액자들 틈바구니에서 잠을 자던 고양이 봉순이가 깨어 야옹댄다. 핸드폰에 블루투스 오디오를 연결하고 음악을 켠다. 빌리어코스티의 ‘소란했던 시절에’가 작업실 안에 잔잔히 깔리고 나는 크레용을 집어 천사의 날개 채색을 이어 간다. 그렇게 아침 7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세 시간이 훌쩍 흘러, 운동하러 갔던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둘이서 맥도날드에 간다. 나는 슈슈버거 세트, 남편은 빅맥 세트. 천천히 먹고 마시며 일주일간 밀린 .. 2025.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