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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이랑세상읽기21

답 없는 헤맴, 답 없는 사랑 답 없는 헤맴, 답 없는 사랑박현경(화가, 교사) 1.2024년 1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나의 일곱 번째 개인전 내게 오는 날개>에 담긴 시간이다. 그 기간 나는 전교조 충북지부 지부장-사무처장 선거에 출마해 선거 운동을 하고, 사무처장이 되어 노동조합 활동에 몰두했다. 선생님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교장실도 가고 교육청도 가고 교육부도 가고 국회도 갔다. 성명서를 쓰고 보도자료를 내고 기자회견을 했다. 피켓 시위를 하고, 교육감실을 점거하고, 노숙을 했다. 어떤 일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어떤 일들은 다행히도 해결되었다. 학교에 출근해 수업을 하고 학생들과 어울리던 예전의 생활과는 많이 다른, 내가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새로운 길이었다. 새로운 길을 걷는 건 쉽지 않았다. 재미있고 보.. 2026. 5. 26.
가장 보통의 순간 가장 보통의 순간박현경(화가, 교사) “영감(靈感)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이 작업 중일 때에 찾아온다.” - 파블로 피카소« L’inspiration existe, mais elle doit te trouver en train de travailler. » - Pablo Picasso 1.작업 하나를 끝낸 뒤에는 곧장 새 작업으로 나아간다. 장고(長考)하지 않는다. 작업을 안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시간의 흐름에 비례해 점점 더 우울해져서 한없는 무력감 속을 허우적대게 된다. 이런 기간을 몇 번 겪어 봤는데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칙칙하고 축축했다.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더라도 일단 종이를 재단하고 물감을 풀고 커다란 빽붓으로 철벅철벅 물감칠을 한다.영감(靈感)이란 것이 무슨 대단히 .. 2026. 2. 26.
먹구름 먹구름박현경(화가, 교사) 어린왕자는 생각했다.‘세상에 하나뿐인 꽃을 가졌으니 난 부자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평범한 장미 한 송이를 가졌을 뿐이야. 그거랑 내 무릎 높이인 화산 세 개, 그 중 하나는 어쩌면 영원히 꺼져 버렸는지도 모르지. 이걸로는 훌륭한 왕자가 될 수 없어.’그리고 그는 풀숲에 누워 울었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필자 번역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초등학생 시절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었고, 그때마다 특히 마음에 남는 장면들이 있었다. 요즘 자주 떠오르는 장면은 바로 위에 인용한 부분이다. 저 장면이 떠오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저때 당시 어린왕자는 배가 고팠거나, 생리 직전이었거나(엥?), 목이 마른 상태였거나, 잠이 부족한 상태였을 거라고. 그러니 바.. 2026.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