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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이랑세상읽기10

1년이 지났지만 1년이 지났지만박현경(화가, 교사) 지난 7월 18일은 서이초 선생님 순직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청주 소나무길 앞,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어두컴컴한 하늘 아래, 검정 옷을 입은 선생님들이 한데 모였다. 식전 행사로 추모 리본 묶기가 진행되었고, 추모 시 낭송에 이어 세 분 선생님의 현장 발언이 있었으며, 추모 춤 공연과 노래패 공연이 이어졌다. 내 양옆의 선생님들은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그 밖에도 눈물을 흘리는 선생님들이 많았다. 나도 마음이 많이 아팠다.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랬다. 도무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서이초 순직 선생님을 비롯해 악성 민원과 교육 활동 침해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이 어떤 심정이셨을지……. 사실 많은 선생님들이 이미 겪어 보았을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났으면 싶은.. 2024. 7. 26.
용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용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박현경(화가) 나는 겁쟁이다. 어릴 때부터 걱정과 불안, 두려움이 유난히 많았다. 요즘도 하루에 수백 번 ‘하느님, 저는 두렵습니다. 저는 두려워요.’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몇 년 전부터는 공황장애도 생겼다. 차를 20분 이상 타려면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한다. 지금도 나는 두렵다. 이 글을 완성하지 못할까 봐. 이렇게 두려움이 많은 나지만 돌이켜보면 대담한 행동을 한 일이 몇 번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2013년 2월, 나는 보은에 있는 카르투시오 수도원 입회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었고 이미 수련장 수녀님의 지도하에 수도원 생활 체험까지도 마친 상태였으며 몇 월 며칠에 짐 싸서 들어오면 된다는 말씀까지 들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쩐지 돌다리를 마지막으로 한 번 꼭 두드.. 2023. 11. 27.
나의 길을 갈 것이다 나의 길을 갈 것이다 박현경(화가) ‘교육이란 인간 행동의 계획적인 변화이다’, ‘교육이란 가르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배우는 사람의 행동이나 사고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대학교 때 외웠던 교육의 정의들이다. 교육이 정말 그런 거라면, 나는 현재 교육을 전혀 혹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매일같이 중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면서도 말이다. 2007년에 교사가 됐으니 올해로 교사 생활 17년차다. 한때는 나도 학생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려 무진 애를 썼다. 그때는 ‘바람직한 방향’이 어느 쪽인지에 대해 어쩌면 그리도 확신에 차 있었나 신기하다.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확신이 강했기에 마치 투사처럼 학생들을 변화시키려 달려들었다. 지각하는 학생은 지각하지 않게, 산만한 학생은 수.. 2023.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