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연대숨14 펠프미 서른 한번째 '페미사냥' 펠프미 서른 한번째『페미사냥』 이민주 著, 민음사 刊, 2025 당신의 이야기가 나의 무지를 깨뜨렸다.이은규 무지를 깨닫게 해주어서 페미사냥의 저자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이 책에서 언급된 페미사냥의 사례들을 ‘잘’ 알고 있고 그 문제에 대해서도 ‘잘’ 인식하고 있다는 오만하고 순진한 착각을 깨뜨려 주어서. 그동안 나는 사건화되는 사례들에 한정해 호기심을 가졌을 뿐 그것들의 맥락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짧은 호흡의 분노로 세태를 비관했을 뿐이었다. 게임의 세계, 서브컬쳐는 내 관심사가 아니었으므로 무관하다 여기는 사회적 위치와 관계에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도사인연한 나른한 태도로서 페미사냥에 일조해 왔음을 고백한다.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다. 그 너머를 이야기하자고 하는 저자의 당부를 .. 2025. 4. 16. 펠프미 서른번 째 '우리가 우리를 구한다' 우리가 우리를 구한다네몬테 넨키모 . 미치 앤더슨 지음 / 정미나 옮김 따뜻한 사랑과 연대에 기반한 투쟁 안에서의 치유와 공동체성의 회복이구원 삶의 기록이자 투쟁의 기록들을 이처럼 흥미진진하게 가슴 두근거리며 읽은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무엇보다 책을 읽은 뒤에 남는 느낌이 분노와 우울감이 아닌 희망이라는 점도 날 설레게 했다. 물론 책을 읽으며 분노가 치밀고 아픈 지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따뜻한 사랑과 연대에 기반한 투쟁 안에서의 치유와 공동체성의 회복이다. 개인적 경험으로 공동체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내 안에 있음에도 이 책의 선주민 공동체가 회복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어떤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 어쩌면 내가 경험했던 공동체가 집단성과 종교적 권위와 폭력성에 기반했기에.. 2025. 4. 3. 꽃덤불 꽃덤불 신석정 태양(太陽)을 의논(議論)하는 거룩한 이야기는항상 태양(太陽)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에도우리는 헐어진 성(城)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오롯한 태양(太陽)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가슴을 쥐어뜯지 않았느냐?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 여섯 해가 지내갔다. 다시 우러러 보는 이 하늘에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오는 봄엔 분수(噴水)처럼 쏟아지는 태양(太陽)을 안고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보리라. .. 2025. 3. 25.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