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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숨15

꽃덤불 꽃덤불 신석정  태양(太陽)을 의논(議論)하는 거룩한 이야기는항상 태양(太陽)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에도우리는 헐어진 성(城)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오롯한 태양(太陽)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가슴을 쥐어뜯지 않았느냐?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 여섯 해가 지내갔다. 다시 우러러 보는 이 하늘에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오는 봄엔 분수(噴水)처럼 쏟아지는 태양(太陽)을 안고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보리라.                      .. 2025. 3. 25.
우리가 우리를 구한다 우리가 우리를 구한다네몬테 넨키모 . 미치 앤더슨 지음 / 정미나 옮김 우리는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나는 우리의 숲과 생활 양식을 지키기 위한 이 싸움이 사실상 전 세계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의 숲을 잃게 되면서 바다 건너편에서 홍수가 일어났고, 다른 대륙에서 화재와 가뭄이 일어났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아마존을 지키는 것이 곧 우리 모두의 고향인 어머니 대지를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의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었다.” 네몬테 넨키모는 아마존 열대우림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와오라니 족 사람이다. 네몬테라는 이름의 뜻은 ‘수많은 별’이다. 자연과 함께 살아왔던 조상들의 지혜가 낳은 이름이다. 그녀의 삶에서 어느 한때 네몬테는 ‘이니스’라는 코리.. 2025. 3. 24.
와해된, 몸 - 크리스티나 크로스비 ‘펠프 미’ 스물여덟 번째 책 ‘와해된, 몸’- 크리스티나 크로스비 著, 에디투스 刊, 2024 나에게 장애는 공기와 같은 것 - 이구원 나에게 장애는 공기와 같은 것이다. 장애가 있는 내 몸을 자긍심의 근거로 여기지도 않지만 딱히 비극과 불행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장애가 없었던 몸의 경험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장애를 무기력하고 불행한 것으로 만드는 이 사회구조와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에 대해서 분노와 좌절감을 종종 느낀다. 그렇기에 많은 중도 장애인 혹은 진행형 장애인들이 겪는 상실과 고통으로서의 장애에 대해 깊이 공감하지는 못했다. 그렇기에 “와해된, 몸”이라는 책을 읽고 다양한 생각과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한순간의 사고로 겪게 된 저자의 장애, 그와 동반한 고통.. 2025.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