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산 위에서 부는 바람110 설거지 설거지잔디 어제도 했던 설거지를 오늘도 또 하고, 작년에 설거지를 올해도 계속한다. 살아있는 한 나를 위한 설거지는 계속될 것이다. 오늘 감사 일기를 ‘감사의 정원’에 적다가 “오늘 나의 환경을 위해 실천한 작은 행동 한 가지를 칭찬해 보세요.”라고 팁이 뜨기에, “설거지를 내일로 미루지 않고 오늘밤이 지기 전에 해결한 것 참 잘 했어요.”라고 적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의 설거지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보았다. 걷기는 못해도 매일 빠지지 않는 일과처럼 해야만 하는 숙명의 매일 반복되는 설거지이지만, 설거지에 대한 나의 시선이 바뀌었다는 걸 문득 알게 되었다. 퇴근해서 부랴부랴 저녁을 차리고, 식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고, 하나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잠시 쉬었다 설거지를 하고 공부하러 책.. 2026. 1. 26. 우리 소개서 우리 소개서잔디 언제부터 시작이었을까? 그 시작하는 마음에 처음은 무엇이 있었을까? 여러 생각들이 나를 찾아오지만, 지금의 나는 또 그 시작이 중요하기보다는 서른 해라는 시간 동안 나를 지탱해온 것은 또 무엇이었을까? 나는 나를 데리고 어디로 가고 싶은 것일까? 라는 시작이자 끝인 질문에 서서 그저 ‘지금’이라고 고요한 목소리로 말하는 나를 본다. 삶에서 무얼 배우기를 좋아하는 나는, 배운 것을 혼자만의 방에 쌓기도 하지만 누군가 모르는 눈빛을 하면 그 눈빛에서 돌아서기보다 아는 만큼 설명하며 또 공유하는 걸 즐겨서 기억나지 않는 그 시작의 마음이 그것이었을까 하고 추측해 본다. 영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중학교 입학하고서야 만난 나는 영어가 참 좋았고 새로움을 즐겼다. 또 영어선생님이란 단어가 또 매.. 2025. 12. 26. 아들의 말 아들의 말잔디 집에서 두 시간 조금 넘는 시간동안 달려간 곳에 아들을 두고 돌아왔다. 스물 한 살의 아들과 이렇게 먼 시간 동안의 분리를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그리고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공동체에 속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아들이 겪는 것은 처음이라서, 아니 그 어떤 이유보다 스무 해 넘게 수학여행이나 가까운 지인 댁 방문을 제외하고는 매일 보던 아들을 긴 시간 만나지 못하는 경험은 처음이라서였을까? 헤어진 지 닷새 만에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 한 시간 주어지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에 아들과 통화하기 전까지는, 매 시간마다 지금은 무엇을 하는 시간일까? 잠은 잘 자고 있나? 여유롭게 씻는 스타일의 아들이 씻는 시간이 아주 짧다던 데 잘 씻고 있을까? 24시간 동안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데 마음.. 2025. 11. 26. 이전 1 2 3 4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