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산 위에서 부는 바람101 그때는 언제일까요? 그때는 언제일까요? 잔디 토요일 아침, 여유로운 잠에 빠져 있을 때 꿈속에서 자꾸 119 차 소리가 들린다. 아, 누군가를 구하러 나는 진정 일어나야만 하는가? 꿈결에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덧 몸은 이것은 꿈이 아니라 실제로 마당에서 들리는 소리라는 걸 알고 벌써 창문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아, 할머니……. 뒷집 할머니에게로 달려가 보니, 할머니는 주방 바닥에 누워 계시고, 구급대원 두 분이 할머니 좌우에서 제세동기를 가동시키며 분주히 할머니를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단 할머니집 마당으로 구급차를 안내하고,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하는 이.. 2024. 10. 25. 줄을 친다는 것 줄을 친다는 것 잔디 작렬하던 매미 소리는 다 어디로 사라져 갔을까? 뜨거운 햇살과 함께 사라져 매미 소리가 툭 끊겼다. 연이틀 내린 비로 갑자기 성큼 큰 걸음으로 방충망을 뚫고 가을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바람이야 어떻게 어떻게 통과할 수 있다지만 가을은 어떻게 이 안으로 발자국을 옮긴 것인지. 신비롭기까지 하다.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방바닥을 따뜻하게 데웠다. 난방 온도를 실내 온도보다 높게 설정! 내가 만약 이 공간에서 홀연히 여행을 떠난다면 챙기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제일 처음에도 제일 나중에도 떠오른 것은 ‘책’. 살면서 우연히 아가야를 쳐다볼 기회가 올 때 심장이 먼저 뛰었지만, 꽃 그려진 접시보다 은은한 빛깔의 머그잔보다 빨간 스웨터보다 아기자기한 스티커보다 처음 물에 둥둥 떠.. 2024. 9. 26. 아침마다 엄마는 아침마다 엄마는잔디 # 월, 화, 수, 목, 금요일 아침마다 동시집 읽기 대화방에 그날의 시제가 게시된다. 동시집 읽기 강좌를 시작하는 첫 날, 강사님은 수강생 한 명 한 명에게 네 가지의 단어를 제시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수강생들은 난감한 표정으로 재미있는 듯 각각 네 가지 단어를 말하였다. 강사님은 곧 단어를 쪽지 한 장에 하나하나 써서 단어주머니를 만들었고, 아침마다 단어주머니에서 단어 하나를 뽑아 그날의 시제로 선물한다. 아침에 시제를 받으면, 그날 밤 9시까지 어떻게든 글 하나를 완성하여(주로 동시 형식) 다시 단체 대화방에 게시한다. 이름 하여 “9글”. 이 강의를 듣고자 선택할 때 9글이 뭘까? 궁금했던 우리는 강사님이 9글을 설명했을 때, 좌절하기도 희망하기도 했다. 날마다 시 한 편을 어.. 2024. 8. 26. 이전 1 2 3 4 5 6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