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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산 위에서 부는 바람118

다정한 목록 다정한 목록 잔디 퇴근하면서 동네 단골 슈퍼에서 약간의 장을 보았다. 추석 연휴 바로 전날 퇴근하면서 장을 다 보기엔 빠뜨리는 것이 있을 수도 있고, 빠뜨린 것을 채우기엔 또 긴박하여 마음이 지나치게 바빠질 수 있으니깐 나름 나를 위한 배려를 한 조각 이루었다. 집에 돌아와 장 본 것을 저녁 설거지를 하기 전에 싱그러운 쪽파의 뿌리를 자르고 질기거나 시들한 부분을 벗겨내어 쪽파를 다듬고 신문지에 둘둘 말아 냉장고에 넣는다. 아직 씻기엔 이른 시기이다. 동그란 육전을 할 다짐육을 밑간을 해서 통에 넣어 김치냉장고 빈칸에 넣고, 설거지를 하고 잔디 광장으로 달려간다. 물론 슬로우조깅이다. 달리기가 아닌 것도 같고, 달리기인 것 같기도 한 그 달리기를 하며 3킬로미터를 채우고 집으로 돌아온다. 씻고, 하루를.. 2026. 9. 28.
언니 언니 잔디 풀벌레 소리가 아직 서늘하지 않은 밤공기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것 같은 밤. 별빛이 소리를 낸다면 지금 계절의 풀벌레소리일까?... 오늘은 언니랑 간단히 톡을 몇 번의 턴으로 마무리하였다. 회사에서 본인이 우선 솔선하여 공동체에 기여하는 행동을 하고, 얼마 정도는 서로가 기여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너무나 진취적인 언니가 느끼는 답답함에 대해서, 어쩌면 지금의 언니는 자신의 진취적인 모습에 대해 반복하여 겪게되는 이 감정이 나의 어떤 강한 신념 때문이기도 한 걸까? 잠시 멈추어 생각하게 되는 그런 언니만의 사유의 계절... 퇴근하다 언니랑 나는 가끔 수다를 한다.(물론 매우 답답하거나 허기가 질 때엔 낮에 잠시 전화를 하기도 하지만...) 언니는 언니의 집으로, 나는 나의 집으로.. 2026. 8. 26.
일종의 유희 일종의 유희잔디 이제 일어나 늦은 점심을 먹고 나서 막 설거지 하려던 때,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얼른 나가게 설거지 좀 해.” 단전에서 끓어올라 얼굴까지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어떤 감정. 내내 그 뜨거움으로 설거지를 마치고 나서 말가진 그릇을 바라보던 기억, 그 감정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 애써 감추던 그 때의 나. 그리고 또 하나. 일요일 아침 여유로이 방청소를 하려고 빗자루를 찾아 막 비질을 하려는 순간, 마루에서 들려오는 소리. “일요일이니까 대청소 좀 하자.” 들고 있던 빗자루를 방 어딘가에 숨기고 나도 숨고 싶은 순간을 맞이하는 마음. 그 마음을 숨기고 “네”, 라고 대답하고 꾸역꾸역 비질을 하고 물걸레질을 하고나서야 말끔해진 방바닥에 누워 긴 한숨을 쉬었던 그 때의 나. 열 몇 살의 .. 2026.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