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잔디1 <111호> 아버지와 잔디_잔디(允) 느린 걸음으로 다가서고 멈추어 서서 바라보며 난 작은 꽃으로 살고 싶어 - 잔디 말하고 싶은 나와 하고픈 말을 삼키며 무거운 몸으로 온갖 말을 하면서도 목구멍까지 차오른,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서성이는 내가, 둘 다 내 안에 있다. 이 둘의 불일치는 나를 둘러싼 가족 공동체를 힘들게 했다고 나는 고백할 수 있다.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던 나도 함께 힘들었음은 물론이다. 내 아버지와 행동 속도와 생각의 흐름이 매우 달라, ‘느려터진’, ‘물러터진’의 수식어를 아버지의 험한 입을 통해 내내 듣고 살던 나는, ‘공부’라는 도피처이자 놀이터에서 열심히 놀아 스무 살에 그의 슬하에서 겨우, 기어 나왔다. 그 이후 진정한 말하기와 사람에 관심을 두고(내 존재의 뿌리인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 2021. 7.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