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이랑 세상읽기1 <125호> 어정쩡한 시간 속에 어정쩡한 시간 속에 박현경(화가) ‘거기서 살아갈 수 있을까?’ 그 최종적인 답을 얻으려고 떠났다. 교사인 내게 비교적 자유로운 기간인 1월,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의 대학교에서 어학 수업을 듣고 지역 노숙인 쉼터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한 달 동안 현지인들과 부대껴 살며 얻은 결론은, 할 만하겠다는 것. ‘좀 외로울 때도 있겠지만, 살아갈 수 있겠어.’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기 전 이미 마음을 굳혔다. ‘앞으로 일 년간 차근차근 준비하자. 유학 절차를 밟아서 내년에 다시 오자. 그리고 공부하면서 여기 뿌리를 내리는 거다.’ 그렇게 귀국해 2월을 맞았다. 전공에 딱히 열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간절히 ‘떠나고 싶어서’ 뚫어 온 길. 지금까지의 삶을 벗어 던진 채 훌훌 멀리 날기 위해 수년째 독하게 .. 2022. 9.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