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리스트 이재헌과 함께 우암산순환로나무생태탐사
박윤준
우암산 둘레길을 가득 메운 수목들은 맨 가지만 내고 있었다. 아보리스트 재헌님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몸이 함부로 잘려나가고, 피부에 곰팡이들이 피어나고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재헌님의 설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나무와 동물의 생리가 생각보다 닮아있고, 나무에도 호르몬이 나온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언제인가부터 나무를 개, 고양이, 소, 닭과 같은 생명체라는 사실을 잊고, 도시의 장식물쯤으로, 천연 공기청정기쯤으로 여겨왔던 건 아니었을까.

박승찬
우암산 둘레길을 다시 걸었습니다.
1년 전에도 이 길을 걸었고, 오늘도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그 사이 시간이 흘렀지만, 달라진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나무는 그대로 서 있었지만,
그 나무를 대하는 행정의 시선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습니다.
우암산은 단순한 산이 아닙니다.
청주시민의 삶과 맞닿아 있는 공간이고,
아이들과 어르신, 가족들이 함께 숨 쉬는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나무들은
그저 ‘정비 대상’이 아니라
시간을 견디며 이 자리를 지켜온 ‘생명’입니다.
하지만 오늘 둘레길을 걸으며 느낀 것은
여전히 나무를 생명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관리의 대상, 제거의 대상, 효율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이었습니다.
1년 전에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라,
청주시의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우리는 개발과 정비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생명을 쉽게 판단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고 있는지
이제는 진지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도시는 사람이 사는 곳이지만,
사람만 사는 곳은 아닙니다.
나무가 있어야 도시가 숨을 쉬고,
자연이 있어야 사람이 살아갑니다.
우암산은 청주의 허파입니다.
그 허파를 어떻게 대하느냐는
곧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대하느냐와 같습니다.
나무를 생명으로 대하는 도시,
자연과 함께 가는 청주,
그 방향으로 정책이 바뀔 수 있도록 끝까지 고민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유호찬
최연소 회원 박해인 과 함께한 도시쏘댕기기.
1년만에 다시 찾은 우암산 둘레길 나무들은 더 쇠약해졌고, 조망할 것 없는 곳에 ‘청주우드하늘길’이라는 데트를 만들었다. 근린공원 조성 작업, 폐업한 카페 무덤인 수암골...
삼일공원에 식재된 정이품송 후계목(2013.8.15. 식재)이 단종의 운명이 되지 않기를.

이은규
3년 째 우암산 순환로 나무생태탐사를 하고 있다. 맞다. 벚꽃길로 유명한 그 우암산 순환로.
사람들은 꽃이 필 때 아름답다 칭송을 하지만 나무가 꽃을 피우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리고 그때 그때 나무의 생장주기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가지를 치거나 자르거나 하며 생명을 해친다.
나무들은 작년에 비해 더 심각한 상태에 처해져 있었다.

청주우드하늘길이 조성되는 과정에서 가지들이 잘리어지고 뿌리들 또한 잘리어졌다.
꽃을 피운다고 나무가 건강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살려고 안간힘을 쓰는 과정에서 잔가지들이 돋아나고 억지 억지로 꽃을 피우기도 한다.
예산을 들인다고 시민을 위하는 사업이 아니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지속가능한 생태적 감수성이 필요한 이유이다.
우암산 조망과 관련없이 지어져 있는 이름부터가 억지스러운 '청주우드하늘길'이라니...
아보리스트 이재헌은 말한다.
"나무도 생명입니다. 우리 사람과 같이 나무도 서로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발 나무를 함부로 대하지 말아주세요."

나무가 살아야
사람이 숨 쉬고
도시가 산다
# 사진 : 유호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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