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연대 숨과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오늘 충북청주경실련 사고지부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하 전문
활동가가 더 이상 부속품처럼
희생당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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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다렸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습니다. 마지막까지 상식적인 결정을 기대했습니다. 인권연대 숨과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은 충북청주경실련과 같은 공간에서 2년 여가 넘는 시간을 함께 해 왔습니다. 각 단체마다 고유의 활동을 펼쳐나가는 동시에 충북 시민사회에 새로운 활력과 바람이 되길 모색하며 연대해왔습니다. 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사태가 벌어진 이후부터 지금까지 우리 두 단체가 침묵을 지켰던 이유는 끝까지 충북 청주 경실련의 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시간 동안 끝없이 절망했습니다.
우리는 분노합니다.
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사태에 대해 경실련 비상대책위원회는 명백한 성희롱과 2차 가해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충북청주경실련을 사고지부로 결정했고, 해고와 다를 바 없는 결정으로 피해자들을 내쫓았습니다. 우리는 경실련의 이 같은 결정에 분노를 금치 못합니다. 경실련은 이번 사건 해결 과정 전반과 사고지부 지정 결정을 통해서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약자와 피해자가 패배하며 쌓아온 ‘보편적 정의’와 ‘도덕성’을 무너트리는데 일조하였습니다. 경실련이 말하는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냈습니다.
우리가 지켜본 반인권 행태를 고발합니다.
충북청주경실련 사태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배제해 온 비상대책위원회와 가해자들의 움직임을 우리는 지켜봤습니다.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잘못을 인정했다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마땅합니다. 경실련은 명백한 성희롱과 2차 가해를 인정했지만 가해자들은 2차 가해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행태도 모자라 피해자를 지지하는 모임에 활동가들을 조롱하고 무시하는 짓까지도 벌이고 있습니다. ‘지지모임이 일을 키웠다’, ‘피해자가 일을 키웠다’는 등의 신랄한 충고는 가해자와 가해자를 두둔하는 이들에게 돌려야 마땅합니다.
그대들이 자랑스레 내세우는 민주화운동의 가치와 유산을 스스로 부정하며 권위에 기대어 현재의 피해자를 만들고 학대하고 결국 지웠습니다. 피해자를 도려내고 비난한 당신들이 민주주의를, 정의를, 운동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연대하겠습니다.
피해자들은 안전한 일터로 복귀하기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두 단체는 피해자들과 연대하겠습니다. 그 길이 곧 반인권, 비민주, 몰상식에 맞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약자의 편에서 연대하고 미래 세대의 비전 즉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연대를 실천하는 것이 운동입니다.
선택적 정의, 위선과 명분으로 포장한 허상, 권위에 찌든 관행에도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시민운동이라는 험난한 길에 나서는 활동가들이 더 이상 부속품처럼 희생당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시민운동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그 길을 함께 걷겠습니다.
2020년 11월19일
인권연대 숨 ●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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