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민1 <4호> 사라지기 위해서 명시되었고, 언급되지 않기 위하여 이름을 부여받은_베데딕테 잉스타⋅수잔 레이놀스 휘테 엮음, 우리가 아는 장애는 없다 : 장애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접근_ 소종민(공.. 1968년 4월, 시인 김수영은 펜클럽 주최한 문학 세미나에서 「시여, 침을 뱉어라 - 힘으로서의 시의 존재」라는 주제의 강연을 했다. 이 강연에서 김수영은 영국 시인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말을 한 대목 인용한다. “사회생활이 지나치게 주밀하게 조직되어서, 시인의 존재를 허용하지 않게 되는 날이 오게 되면, 그때는 이미 중대한 일이 모두 다 종식되는 때다. … 사람이 고립된 단독의 자신이 되는 자유에 도달할 수 있는 간극이나 구멍을 사회기구 속에 남겨놓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더 나쁜 일이다. 설사 그 사람이 다만 기인이나 집시나 범죄자나 바보얼간이에 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회생활이 지나치게 주밀하게 조직’되면 숨이 막힐 것이다. 그레이브스의 이 말을 들으니, 지난 2월 28일, “다른 사람에게 구걸하.. 2020. 8.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