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1 <제73호> 엄마에게_정미진(청주 KYC 활동가) 엄마에게 소원이 있었다. 둘째 남동생이 태어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엄마 무릎에 누워 있을 수 있는 때였는데 그 순간은 엄마가 귀를 파줄 때나 내가 잠에서 깨어날 때 찾아왔다. 그 때마다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엄마의 소원을 이야기 해주곤 했는데 이상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이 아플 때면 나에게 나긋이 말하던 소원이 머릿속에 맴돌곤 했다. 우리 엄마의 소원은 내가 ‘엄마처럼 크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엄마에게 보내는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여성으로서 홀로서려는 역동과 관계가 있다. 돌아보면 나는 엄마를 참 답답해했다. 지금에서야 정확히 표현하자면 가정이란 울타리 속에서의 엄마의 모습을 답답해했다고 말해야겠다. 엄마는 여성에게 부여되었던 역할을 성실히도 이행했다. 좋은 며느리가 되기 위해 부.. 2019. 10.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