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1 다시 만난 세계 다시 만난 세계박현경(화가, 교사) 토요일 아침, 잠에서 깨어 뜨거운 커피 한 잔 들고 2층 작업실로 간다. 가로 2미터, 세로 1미터 30센티미터의 수채화용지가 작업대에 펼쳐져 있다. 한 달 넘게 진행 중인 작업. 천사의 붉고 커다란 날개 한쪽이 반쯤 채색돼 있다. 얼기설기 쌓인 액자들 틈바구니에서 잠을 자던 고양이 봉순이가 깨어 야옹댄다. 핸드폰에 블루투스 오디오를 연결하고 음악을 켠다. 빌리어코스티의 ‘소란했던 시절에’가 작업실 안에 잔잔히 깔리고 나는 크레용을 집어 천사의 날개 채색을 이어 간다. 그렇게 아침 7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세 시간이 훌쩍 흘러, 운동하러 갔던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둘이서 맥도날드에 간다. 나는 슈슈버거 세트, 남편은 빅맥 세트. 천천히 먹고 마시며 일주일간 밀린 .. 2025. 4.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