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남과 죽음은 한자리 삶이 주는 보물상자1 <제58호> 태어남과 죽음은 한자리, 삶이 주는 보물상자_이영희(회원) 밤새 눈이 내렸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 생각 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눈물이 뚝 떨어진다. 아이가 떠나던 날도 세상은 눈으로 가득했다. 낯설고 서러웠던 아침. 오늘이 바로 그 날이구나. 죽음은 그랬다. 이별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불쑥 찾아와서는 모든 걸 가져가 버렸다. 지독한 외로움과 맞서며 한참을 방황하고서야 나는 제자리를 찾아왔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미리 준비한다면 어떨까. 떠나는 이는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남은 이는 부재(不在)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하여 시작한 일이 올해로 3년째다. 12월이면 남편과 함께 하는 일이 있다. 아이들 이름 첫 글자를 딴 를 작성하는 것이다. ‘살아 있을 때 유언장을 써보자’ 했던 것이 빌미가 되었.. 2019. 10.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