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 이용하는 대중교통, 이동권은 '사회 접근성' 이기도 합니다. 저상버스가 법률에 따라 의무적으로 도입된지 20년 가까이 되었지만 교통약자는 여전히 대중교통에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도입률의 문제일까요? 인권연대 숨이 직접 저상버스를 타고 도시를 쏘댕깁니다. 함께해요~~ ^^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인권연대 숨 <저상버스타고 쏘댕기기 1탄>은 청주시에 위치한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에 방문했습니다. 우진교통에서 저상버스 운행을 담당하시는 승무원 및 관계자분들과 나눈 인터뷰 내용입니다.
저상버스를 운행하시면서 휠체어 장애인의 탑승하는 경험을 자주 하시나요?
저상버스 이용자들은 거의 매일 있습니다. 다만 탑승하시는 분들이 고정되어 있긴 하죠.
비슷한 시간, 비슷한 분들이 주로 탑승합니다. 그래서 승무원들이 대부분 얼굴을 알고 있고, 인사를 나누기도 합니다.
교통약자 탑승 및 운행 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저상버스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저상버스 진입 경사로를 버스 정류장에 맞춰 내려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큰 어려움이 있는데요. 가로수나 전봇대, 불법 주정차 등으로 인해 경사로에 맞추기 어렵습니다. 어떤 때는 10분~15분 이상 소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버스정류장 보행로 상태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일정한 상태를 담보할 수 없어요.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휠체어뿐 아니라 유아차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죠. 비 오는 날 햇볕 많은 날 저상버스를 잡기 위해 항상 나와계시는 모습을 봅니다.
또한 버스베이(버스 진입로)에 한 번 진입하면 전진, 후진도 어렵고 나오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휠체어 저상버스 탑승을 위해 공간 확보를 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아예 버스정류장이 아닌 일반 도로 쪽으로 빠져 경사로를 두 번에 나눠 기울이고 탑승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그리고 저상버스 진입 경사로는 자동으로 작동됩니다. 그 때문에 자주 사용하지 않다가 겨울철이 되면 녹슬고 얼어서 고장 나는경우도 있습니다.
장애인 인권교육이나 저상버스 운행 매뉴얼 등 교통약자와 관련된 교육을 받아보셨나요?
우진교통은 처음 입사할 때 전체 승무원이 교육을 받습니다. 그때 저상버스 운행뿐 아니라 인권교육까지 시행하고 있습니다. 신입승무원과 저상버스 승무원을 대상으로 저상버스 탑승 장치조작 교육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친절서비스매뉴얼>이라는 매뉴얼이 있습니다. 승객과 승무원과의 관계 그리고 승무원들의 감정노동에 대한 대응, 교통약자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습니다.
2020년 7월 관련 법률이 개정되어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14조> 저상버스 승무원 대상으로 교통약자 교육을 의무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교육 의무 시간은 연 1회 2시간입니다.
우진교통은 법률개정 이전부터 지금까지 자체적인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승무원분들은 저상버스가 교통약자 이동권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요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대부분 교통약자입니다. 그 외에는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하죠.
그래서 저희는 저상버스 도입은 필연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상버스는 휠체어 탑승시간을 고려하여 버스 일정표를 계획하기 때문에 버스 운전사(승무원)의 노동강도 또한 낮습니다.
물론 버스 운행을 통한 수입은 적은 편이지만 필요성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우진교통은 지속적으로 지자체에 저상버스 확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저상버스 운행과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어떤 형태의 지원을 받고 계신가요?
준공영제 이전에는 저상차량 대폐차시(다른 차량으로 교체) 차량 구매비용의 일부를 지원받았습니다.
저상버스 증차 운행은 중앙정부의 지원금 규모에 따라 증감되는 상황입니다.
버스회사마다 저상버스 도입 비율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과거에는 '전체 차량대수 대비' 기준으로 저상버스를 편성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책임노선제>로 변경되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책임 노선제>는 노선별로 운행사가 정해져 책임지고 운행하는 제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행사별 저상버스 운행 비율도 점차 비슷한 비율로 되어 갈 것입니다.
시내버스 공영제 또는 준공영제가 저상버스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있나요?
청주시는 2021년 부터 준공영제로 전환되었습니다. 청주시가 재정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노선권을 청주시에서 관리하는 것입니다. 책임노선제 또한 청주시 시내버스가 준공영제로 전환됨에 따라 도입된 제도입니다. 책임노선제가 도입됨에 따라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노선운행이 시행가능합니다.
가장 큰 영향은 버스 노선을 '수입이 잘 나는 곳'을 기준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필요한 곳'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죠.
우진교통 승무원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상버스 운행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듣고, 이동권에 대해 많은 공감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승무원과 승객도 결국은 '관계'이기 때문에 다양한 교육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든 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대중교통이 '수익성'을 기준으로 편성된다면
끊임없이 배제되는 교통약자들이 발생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상버스 운행 및 확대, 대중교통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많은 버스 회사들이 뜻을 함께하길 바랍니다.
다음편은 우진교통 인터뷰를 마치고 저상버스 탑승을 통해 관공서, 복지기관을 직접 방문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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