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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미진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by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2022. 1. 26.


내가 먹을 죽을 끓이는 엄마 옆으로 다가가 요즘은 별일 없냐고 물었다. 아플 때나 친정집에 오는 게 미안한 마음에 건넨 질문이었다. 엄마는 해맑은 표정으로 며칠 전 코앞에서 친한 동료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장면을 보았다고 했다. 청심환을 두 병이나 먹었고 회사에서 자주 있는 일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엄마는 정말 괜찮을까? 궁금했지만 더 물어볼 수 없었다. 아마 엄마는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출근하는 데 문제가 없을 만큼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을 것이다. 누군가의 일상은 괜찮아서가 아니라 괜찮기 위해 흘러간다. 신이 아닌 나는 그저 그들의 일상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짊어지기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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