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규 일꾼
걷기의 세계 – 셰인 오마라
가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회색의 계절, 11월은 움츠리기에 좋은(?) 달이다. 이런 저런 핑계로 나는 11월을 탕진하고는 한다. 환절기가 어떻고, 갱년기가 어떻고, 허리, 무릎 관절이 어떻고, 회색빛 하늘이 어떻고... 하며 침대 위에 엎드려 있는 비만의 계절이다. 지난 주말 모처럼 마음이 일어 자주 오가던 명암 유원지를 걸으려 했다. 그러나 대기 상태가 좋지 않았다.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걷기는 내일로 미루고 책을 읽자고 하며 곧바로 귀가했다.
걷기의 세계는 미뤄두었던 책이었다. 사실 나는 걷기를 참 좋아한다. 틈만 나면 걷고 또 걷는다. 한때는 두 달 연속 만 보 이상을 걷기도 했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라기보다 당시에는 마음에 여유가 있었던 듯하다. 이런저런 고민이 없는 상태가 여유가 아니다. 여유는 의지와도 관계가 있다. 단순하게 걷겠다는 의지. 딱히 목표와 목적이 없는 의지는 마음을 여유 있게 가난하게 한다.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을 진저)
걷기의 세계는 걷기가 왜 좋은가, 걷기의 기원, 걷기의 메커니즘, 뇌 안의 GPS, 도시를 걷다, 몸과 뇌를 위한 치유, 창의적 걷기, 사회적 걷기 등 여덟 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지점에 나의 경험이 투사되었다. 홀로 걸으며 나와 마주했던 순간들이 떠오르기도 했으며 그 순간들이 지친 나를 위로했음을 새삼 환기시켜주었다. 특별히 ‘도시를 걷다’와 ‘사회적 걷기’가 인상적인 소주제들이었다.
저자 셰인 오마라는 ‘EASE’를 제안한다. “도시는 걷기 쉬워야 하고(Easy) 모두에게 접근성이 좋아야 하며(Accessible) 모두에게 안전하고(Safe) 즐거움을(Enjoyable) 줄 수 있어야 한다. 도시를 걷기 좋게 만들고 새롭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걷는 것을 실천하면 된다.” 그는 사회적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마을의 걷기 적합성을 보장하고, 걷기 위해 잘 설계된 녹지를 제공하고, 인간 경험에 중심이 되는 걷기에 대한 요구사항을 반영하라는 내용 등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와 마을은 우리에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와 휴식과 재충전의 장을 제공하여 인간에게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활동들을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힘주어 역설하고 있다. “걷기는 우리의 사회적, 심리적 그리고 신경 기능의 모든 면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삶의 질을 개선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처방으로, 적든 많든 정기적으로 실행하고 적당한 속도로 매일매일 자연 속에서도 도심 속에서도 수행해야 한다. 걷기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습관이 되어야 한다. 당장 나가서 걸어라.”
당장 나가서 걸어야겠다. 함께 걸을 사람 손!
구원 일꾼
생일 없는 아이들/김희진, 강정은, 마한얼, 이제호, 이진혜
인권의 출발로써 보편적 출생등록제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책 초반에 자신의 뿌리에 대해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많은 면에서 공감이 갔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존재를 존중하고 사랑하기 어려워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하고자 했던 고백들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내 삶의 참 어려운 과제처럼 느껴지는 부모를 알 권리가 책 속에서 다가오니 일종의 당혹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책의 모든 이야기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사람의 출생 등록부터 국가와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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