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첫날 속리산 법주사를 찾았습니다. 관람료가 폐지되고 첫 방문이었습니다. 마음에 걸림이 없으니 평화로웠습니다.
느릿느릿 경내를 살폈습니다. 살아오면서 여러번 팔상전을 봐왔는데 한 번도 안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신발끈 푸는 것이 귀찮아서였을까...
세월과 함께 가만히 늙어가는 법당안이 좋았습니다. 문가에 붙은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팔상전을 세바퀴 돌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처음 들어와 봤으니 소원을 빌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눈을 감고 소원을 빌고자 하였으나 딱히 떠오르는 소원이 없었습니다.
눈을 감고 조금 시간이 흐르자 문득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내 안에 쌓여있는 울분이 함께 떠올랐습니다.
그 마음을 가만가만 살피며 억울한 죽음과 삶, 모두를 위로해달라 빌었습니다.
뭇 생명의 해원(解冤)과 상생(相生)이 ‘나’와 ‘우리’의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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