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 님 후기
이번 모임에서는 청주 내의 이주민 마을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고 그들을 위해 정부와 같은 유기체들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점심에는 봉명동 이주민 마을 내에 형성된 우즈벡 식당에 가 다소 이색적일 수도 있지만 맛있는 점심을 먹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모임의 과정 속에서 생각해 본 지점이 크게 두가지 존재한다.
첫번째로 이번 모임에 같이 참석한 이주민인 장류보위 선생님과 같은 고려인 분들에게 지원이 더욱 시급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물론 선주민에 비해 모든 이주민들이 비교적 열악한 환경에 놓인 것은 사실이지만 고려인에 대한 지원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의 뼈 아쁜 역사인 강제이주정책으로 인해 강제적으로 이주민이 된 우리 한민족의 얼을 풀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관련 부처에서 이와 관련된 정책을 조금 더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더욱 절실했다.
둘째로 봉명동 이주민 마을 내에 있는 여러 인프라를 활용하여 더욱 많은 다른 종교를 위한 종교시설을 마을에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이는 신학생이라는 나의 신분특성상 든 생각이다. 왜냐하면 현재 봉명동 내에 루터교회가 한군데 존재하나 이는 독일이나 북유럽 쪽 교세가 강한 교단이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봉명동에 거주하는 이주민 분들은 러시아쪽 분들이 많이 계시기에 정교회 관련시설을 만들어봄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타국에 와있는 이주민들의 안정을 위해서는 종교적 기틀을 세우는 일이 제일 중요하고 크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번 도시 쏘댕기기 모임은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 유용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바라기는 이러한 모임들이 더욱 늘어나 청주라는 곳의 더욱 많은 사회적인 생각들이 한데 어우려져 더욱 나은 사회가 건설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선주민 이모 씨의
봉명동 쏘댕기기 짧은 후기!
햇살이 따뜻하고 바람은 차디찬 날에 봉명동 일대를 쏘댕겼습니다. 삼일절을 맞이하여 곳곳에 걸린 태극기와 러시아어 간판의 조화가 낯설었어요.
이주민 지원센터가 참 양지바르고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름만 ’지원‘센터라는 실상을 듣고 속상했습니다. 선주민과 이주민을 잇고, 이주민끼리 정보 교류의 허브가 되면 좋을 텐데 아쉬웠어요. 인권연대 숨에 그 공간을 주면 훨씬 잘 활용할 텐데요!
봉명초 앞의 한/러 병용 현수막을 보며, 이주민은 멀리 있지 않고, 아주 가까이 살고 있는 내 이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잘 보이지 않아서 몰랐던 게 아니라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아서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몸을 노곤하게 녹여주는 뜨끈하고 기름진 식사를 하며, 우리나라 명절 중 하나인 한식(寒食)이 고려인들에게는 설, 추석처럼 중요한 명절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대 한국인들에게 점점 잊혀가는 명절을 고려인들은 여전히 기억하는 모습을 보며, 이주민/조선족/고려인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전통문화‘, ’한국적인 것‘은 무엇일지 궁금해졌습니다. (사실 궁금하지 않습니다^^)
변화는 필연적이고 변화에 따른 적응도 결국에는 해내야 하는 것이겠지요. 봉명초 앞 한/러 병용 현수막처럼요. 이왕 이주민과 함께 살아갈 세상인데. 따뜻하고 즐겁게 그들을 환대합시다 선주민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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