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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의 탐독생활 처음 가는 마을 - 이바라기 노리코 이구원 일꾼 윤동주를 그리워하며 그의 부끄러움에 공감하는 시 구절들은 나의 부끄러움을 돌아보게 한다. 과거 일본의 만행에 대한 진심어린 성찰은 역사적 단절을 넘어 연대감으로 다가온다. 날카로운 비판의식과 더불어 사람과 만물을 애정하는 따뜻하고 섬세한 글들에 가슴 한 켠이 촉촉해진다. 아래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라는 시에서 뭉클한 위로를 느꼈기에 소개한다. “오월의 바람을 타고 영어 낭독이 들려온다 뒷집 대학생 목소리 곧이어 일본어 번역이 뒤따른다 발표를 준비하는 듯 격식을 차린 목소리로 영어와 일본어를 교차로 구성했다 그 젊음에 잠시 일손을 멈추고 들어보는데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불쑥 침묵이 흘렀다 왜 그래? 그 다음은 갑작스레.. 2023. 2. 20.
중요한 것은 이동권을 향한 꺾이지 않는 마음! 음성군으로-2.15 중요한 것은 이동권을 향한 꺾이지 않는 마음! 음성군으로 2023년 첫 번째 저상버스타고 쏘댕기기 목적지는 음성군. 음성군 장애인 콜택시는 군 거주민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장애인권활동가들의 저항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으로 2022년 8월 24일부터 음성군 거주민이 아니어도 이동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음성군 저상버스는 한 대이며 주말, 야간에 자유로운 이동은 불가능하다. 저상버스를 타고 오송역을 거쳐 음성군을 찾아가보며 지금까지 변화의 과정들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자유로운 이동에 대해 음성군 인권활동가들과 상상해 보고자 한다. 2023. 2. 7.
도시나무들의 겨울나기(1.28) - 나무들의 무덤이 되어버린 도시 나무들의 무덤이 되어버린 도시 아보리스트 이재헌 8년 전 처음 청주에 온 날, 내가 탄 고속버스는 청주대로를 따라 도시로 들어왔다. 넓은 차도 사이에 20미터 넘는 플라타너스들이 나를 내려보며 서 있었다. 플라타너스는 내 얼굴보다 커다란 잎으로 햇빛을 가렸다. 그곳에서 하늘은 녹색 빛이었다. 황홀해 보였던 그 플라타너스들이 사실은 신의 저주를 받은 거인처럼 머리와 팔이 잘린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을 그때는 몰랐다. 지난 1월 28일, 북극 찬 공기가 내려와서 영하 10도쯤 되는 날, 인권연대 숨 ‘도시쏘댕기기’를 위해 청주 중앙공원을 걸었다. 공원에는 은행나무, 느티나무, 플라타너스, 메타세쿼이아 등 키가 큰 나무가 즐비했다. 그러나 많은 나무들에게서 가지 중간이 잘린 가지치기 상처가 많았다. 오래.. 2023.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