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원11 <99호> 그래서 너는 어떤데? “당신이 옳다”를 읽고_이 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난 비판적 이야기를 많이 하며 공동체가 되었든 조직이 되었든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긍정적으로 말하면 비판의식이 좋은 거라고 할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는 불평불만이 많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자립하기 전부터 내가 살았던 곳의 조직 및 관련된 사람들, 특히 책임자들에 대한 비판을 내 주위 친구들에게 하곤 했었다. 그 날도 친한 친구와 술 한 잔을 걸치며 이런저런 비판과 불평을 하곤 했었다. 전부터 이런 나의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한 친구가 문득 나에게 “그래서 너는어떤데? 난 네가 지금 어떤가를 듣고 싶어.”라고 말을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신선한 충격이 들며 나의 비판은 어쩌면 나 자신의 분노/불안/우울 같은 힘든 감정을 대신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후 한 동안 잊고.. 2020. 7. 28. <제98호> 실패할 자유 혹은 그저 사람으로 살아갈 권리_이 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얼마 전 “도라:욕망에 눈뜨다.”라는 영화를 충북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의 영화모임에서 봤다. 발달장애인의 성, 사랑, 욕망을 주제로 한 이 영화는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기존의 (특히 한국) 영화들과 달리 감동적이거나 긍정적이지만은 않았으며 물 없이 고구마를 먹은 거 같은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었다. 이번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 자체보다 이 영화가 남겨 주었던 고민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며 평소 고민해 왔던 주제들 중 떠올랐던 것은 바로 ‘실패할 자유 혹은 그저 사람으로 살아갈 권리’이다. 사실 실패할 수 있는 자유는 진보적 장애인운동에서 자립이념을 설명할 때 많이 쓰이는 말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부분 사람들의 삶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오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들.. 2020. 7. 28. <제96호> “엄마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_이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잠시 뒤 엘리베이터에 한 사람이 탔다. 나와 옆에 활동지원사 선생님을 보더니 “쯧...엄마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라는 말을 남겼다. 화가 나고 불쾌했지만 아무 이야기도 하지 못하다 엘리베이터를 내리고 나서야 “엄마 아니고 활동지원사 선생님인데”라는 소리를 읊조렸을 뿐이다. 그러나 그 뒤에도 그 말이 나의 마음에 머물렀으며 그 어떤 이야기도 하지 못한 내 자신에 대한 후회감이 쓰게 남았다. 난 날선 이야기와 비판을 잘 하곤 한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세상 자체를 좀 삐딱하게 보는 편이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친하거나 편한 사람들 혹은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상황에 한정되어 있다. 나머지의 경우는 불편하거나 부당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눈을 감고 넘어가는 편이다... 2020. 4. 28.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