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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산 위에서 부는 바람

<제62호> 살아있음_잔디(允)

by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2019. 9. 26.


착하고
다정했던
마음은
하루아침에
어디로 간 것일까
?...
- 어느 드라마 속 할아버지의 대사...

1.
나도 때로는
그것이 궁금하고,
나의 몸이 사라지는 것이
두렵다.
사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
끔찍하게 슬프고
내 존재가 존재한다는 것이
깊게 슬플 때,
차라리
사라지는 것이 낫겠다 싶을 때,
있지만,
그 생각의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내 존재에 대해
오롯이,
수용해 주고,
인정해 줄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그리움,
그 존재가 부재하다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있다.
나를 나만큼
다독여줄
타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를 내가 원하는 깊이로,
깊이 인정해 줄
존재가
나라는 것이,
외롭지만...
그 외로움이
나를 내안에 깊게,
머무르게 하는...

2.
점심시간.
내 옆에는
여섯살에 기저귀를 하고,
밥을 먹이려하면
손을 내밀기보다 ''하고 입을 벌리는,
스스로는 숟가락질조차
'엄마' 라는 말조차 아직,
태어나 하지 못하는 아이...

내 앞에는
나보다 나이 많은
귀여운 얼굴의,
흔히들 다운이라 부르는,
다른 듣기는 다 듣지만,
스스로의 말은
아직, 내놓지 않은 마흔 넘은 언니.
그 언니 옆에는,
짧은 커트머리의
"우리 **언니는,
나를 아침에 만나면 좋아서 매일 웃어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
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언니.
때로는
우리가
서로 함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이 행복하고,
때로는
우리가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그 모습이
눈물겹다. 그렇게
하루하루 생명 받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살아서, 마주보며,
웃을 수 있는...

3.
사람이 살아있다
몸이 떠난 영혼이,
세상을 몸 갖고 살아있는 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어떤 이의 글에
위로받는...

 

#잔디 #살아있음 #산위에서부는바람 #제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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