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 미>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_ 이재헌(펠프 미 회원)
부제 ‘편향된 데이터는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지우는가'
우리는 말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응축된 외침의 돋보기 같다. 매일 타는 자동차 안전 설계에서, 누군가 인생을 걸고 준비하는 취업 면접에서, 그가 겨우 취업하더라고 하루 종일 머물러야 하는 사무실 온도설정에서, 그리고 제일 개인의 공간인 화장실 설치 규정까지, 여성들은 모든 곳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정확한 통계들이 나열된다. 여기의 데이터는 성중립처럼 보이는 사회의 모든 것에서 사실 성중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의 증명이기도 하다.
더 이상 남성만이 사회의 디폴트인 것을 반대한다. 디폴트에 여성을 추가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한 가지 기준만 세우는 디폴트가 없어지길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 이 책에 나온 모든 자료를 외워 두고 싶다. 그리고 페미니스트이든 아니든 누구나 읽어보길 추천한다.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차별은 개인의 문제다.”
2022년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였던 윤석열은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요즘 의기양양한 그에게 이 책을 던져 주고 싶다. 너무도 바빠 읽을 시간이 없을 그를 위해 부제라도 잘 보이도록 높이 던져주고 싶다.
<일꾼의 탐독생활>
‘사이보그가 되다’- 김초엽, 김원영 _ 이구원 일꾼
두 작가는 각자의 장애라는 고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를 지닌 몸과 과학기술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sf 영화에 나오는 미래의 사이보그와 달리 현실의 장애인들은 기술과 불완전하고 복합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기존의 과학기술이나 의학이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비판하며 장애인의 사이보그적 존재론과 장애인이 중심이 되는 기술과학을 고민한다. 결함 없는 완전한 기술은 없기에 기술의 발전이 장애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른 대안으로 비장애중심주의인 능력차별주의를 끝내는 것, 손상과 취약함, 의존에 대한 우리의 근복적인 태도를 바꾸는 것을 상상해 보자는 김초엽 작가의 말이 강렬하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나는 모든 사람이 ‘유능한’ 세계보다 취약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제 자신으로 존재하는 미래가 더 해방적이라고 믿는다. 어떤 손상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미래보다는 고통받는 몸, 손상된 몸, 무언가를 할 수 없는 몸들을 세계의 구성원으로 환대하는 미래가 더 열려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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