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참정권>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청소년유권자 인터뷰 ① 황지선, 김한봄

 대한민국에서 만 18세 청소년의 참정권이 보장된지 2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2021년 12월 28일 국회에서는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 지방자치의회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피선거연령을 25세에서 18세로 하향했습니다. 선거를 나갈 수도, 투표를 할 수도 있는 만 18세 청소년들. 청소년의 정치참여와 선거의 현실은 어떨까요?

 

(왼쪽) 중원대학교 연극영화학과 21살 황지선,  (오른쪽) 괴산고등학교 3학년 19살 김한봄 

 

 

안녕하세요.  충북 음성에 사는 21살 황지선, 충북 괴산에 사는 19살 김한봄 입니다.  선거방법이 생각보다 쉬워서 놀랐어요!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 때 처음으로 투표했어요.  투표방식이 엄청나게 복잡할 줄 알았는데 쉬워서 놀랐어요. 학교에서 학생회장 뽑을 때랑 똑같고 별다를 것 없더라고요. (황지선) 

 

저는 생일이 8월이라 19살이지만 이번 대통령 선거 때도 지방선거 때도 투표를 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작년보다 더 관심 있게 선거를 보았어요. 어릴때보다 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의 폭도 넓어지는 것 같아요. (김한봄) 

 

 

 

 

 

예전에는 선거한다고 하면 1,2번 후보만 봤는데 이번에는 그 뒤에까지 꼼꼼하게 보게 되더라고요.

한 나라의 기둥을 내 손으로 뽑는다고 생각하니까 자연스럽게 예전보다 선거에 관심이 높아졌어요. 예전에는 선거한다고 하면 기호 1,2번만 누가 나왔나 보고 말았는데 이번에는 4번, 5번까지 그리고 그 뒤에 후보들까지 꼼꼼하게 보게 되더라고요. 이 후보는 어떤 공약을 냈는지, 그동안 어떤 일을 하던 사람인지 이런 것들을 다 알아봤어요. (황지선)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솔직히 후보들이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후보자들이 토론에 임하는 자세나 공약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조사가 부족했고 이런 큰 선거에 나와서도 저렇게 할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한봄)

 

 

학교에서는...  "선거 꼭 해~" 정도?! 

 

선거연령이 내려가서 학교에서 특별히 받은 교육은 "선거는 중요하다", 선거 전날 종례시간에 "선거 잘 하고 와라" 정도였어요. 그리고 선거 후보자들 포스터에 낙서하거나 훼손하면 안 된다. 그런 이야기 외에 특별히 더 듣거나 교육받은 기억은 없어요. '민주주의'나 '정치'에 대해서도 사회시간에 교과서에 나오는 정도만 배운 것 같아요. 가끔 외부에서 강연을 오면 그때 내용 정도가 기억나는것 같아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누구누구를 뽑고, 그 사람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특별히 교육받은 기억은 없어요. 솔직히 지방선거에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어떤 공약이 있는지도 몰라요. 대통령 선거때  처럼 홍보가 안 되는 것 같고 학교에서도 잘 안 알려주니까 알 수가 없죠. (황지선, 김한봄)

 

대학교에서 학생회 선거할 때 후보자가 직접 학생들과 한 공간에서 자신의 공약,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학생들이 관련된 질문과 의견을 내고 함께 나누는 토론회 같은 시간을 가지거든요. 그런데 대통령선거나 지방선거에 나오는 후보자의 공약에 관해 이야기해보거나 질문을 나눠볼 수 있는 자리도 없어요. (황지선)

 

제 주변 친구들을 보면 선거나 정치에 관한 관심 여부는 개인의 성향차이도 크고 또 학교에서 선거나 정치 이야기를 전혀 나누지 않으니 더 관심을 두기 어렵죠. 성적이나 생기부(생활기록부), 개인적인 관심사 등 선거 말고도 관심을 쏟아야 하는 분야도 많고 왜 우리에게 정치, 선거가 필요한지 필요성도 잘 못 느끼는 것 같아요. 관련한 교육도 너무 부족하고요. 관심 있는 친구들도 그 관심을 이어나가 활동을 직접 해보거나 하지 못하니까 관심이 나중에는 떨어지는 것 같아요. 선거나 정치에 관심 있는 친구들도 많은데 주로 옛날 친구들, 학교 밖에서 이야기하게 돼요. (김한봄)

 

 

 

저는 요즘 '평등'에 관심이 있어요. 뉴스를 보다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생기더라고요.

 

저는 요즘에 '평등'에 관심이 생기고 있어요.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는 차별금지법, 장애인 이동권 문제들을 유심히 보게 되요. 그런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생기더라고요. 장애인의 이동권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잖아요? 집회나 시위 때문에 다른 시민들이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분노를 왜 피해자인 장애인들에게 표출하는지, 이런 상황을 만든 사람들에게 표출해야 하는 게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김한봄)

 

학생인권조례 이런 것도 당연하게 만들어져야 하는 건데 만들어지기도 힘들고 만들어지더라도 학생생활에 제대로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워요. 그리고 교통문제나 교육, 문화의 기회 이런 부분에서 정말 지역불평등도 너무 심해요. 그리고 유투브에서 학생들한테 교통비 지원하는 것도 봤는데 너무 좋은거 같아요. 학생들은 돈을 벌 수 없잖아요. 그리고 환경과 기후에 대해서도 우리 앞으로의 일이니까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요. (김한봄) 

 

제가 연극을 배우려고 음성 생극면에 나오려면 아침 9시에 버스를 타거든요. 도착하면 오후 1시 30분이에요. 교통수단 문제도 있지만 제가 사는 곳 주변에서 뭔가 배울 기회가 없어서 더 심각해요. 이동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성적유지도 힘들어요.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이 너무 많아요. 다른 도시들은 배차간격이 10분에서 길어야 30분인데 우리는 한 시간, 괴산은 4시간 이래요. 목적지에 환승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는 경우도 없고 버스정보도 바로 업데이트가 안되요. 핸드폰이 있어도 확인할 수 없어요. 버스기사님이 배차시간이 바뀔 때 알려주시거나 터미널에서 사진을 찍어서 우리가 외우고 다녀야 해요.  (김한봄, 황지선)

 

 

 

 

 

교육감에게 바라는 건 다 필요 없고 하나에요. 학생을 위한 학교, 학생을 위한 정책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교육을 받고 있다 보니 교육정책에 관심이 많아요. 교육정책은 뭐 유럽 어디에서, 선진사례 이런 거 유명해지면 그냥 막 바뀌잖아요. 한국의 상황에 맞는 변화도 아닌 것 같고 무엇보다 일방적으로 자주 정책이 바뀌는 게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인문계 학교에 다녀도 다양한 진로를 꿈꾸는 학생이 있는데 학교에서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이런 분야에서만 대회, 공연, 시설지원을 해줘요. 미술을 제외하고 나면 연극, 노래, 문화적인 다양한 분야에서 홍보나 지원이 전혀 없고 그런 혜택은 예술고등학교에 한정되어 있어요. 그래서 인문계 학생들이 다른 분야에 관심이 있으면 학원에 의존해야 하고 그럼 또 지역에 따라 몇 시간을 통학하며 학원을 다녀야 해요. (황지선)

 

맞아요. 학교에는 대학진학을 하려는 학생만 있는 게 아닌데 바로 사회생활을 하거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을 위한 제도나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뉴스에서 현장 실습하다가 죽거나 다치는 학생들 이야기를 봤어요. 저와 같은 나이인데 너무 마음이 아프고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 학생들을 이용해서 이런 환경을 만들고 죽음으로 몰아간 성인들에게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정말 바뀌어야 하는 일이에요. (김한봄)

 

주변 특성화고나 직업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실제로 실습이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해요. 카센터 이런 데 가서 일하면 기존의 스타일대로 학생들에게 업무를 강요하고 말, 행동도 너무 거칠고 욕하고 이런 게 너무 힘들대요. 그런데 그 친구 뿐 아니라 대부분 그렇대요.  저는 정말 다른 거 다 필요없고 교육감이 학생을 위해서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보면 학부모를 위해 있는 사람 같아요. 학부모 이야기에 가장 민감하고 학생의견을 무시하죠. 그래서 학교도 학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학부모를 위해 있는 것 같아요. (황지선)

 

학교에서 애들이 "너 페미냐?" 이런 말 많이 쓰는데 사실 애들은 페미가 뭔지도 잘 모르고 쓰는 거거든요. 학교에서부터 그런 것에 대해 정확히 교육하고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한봄)

 

 

 

정치나 선거 관련 정보는 주로 SNS, 유투브를 통해 많이 보죠. 

 

학교에서도 정보를 많이 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선거나 정치와 관련된 모의활동, 토론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아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후보의 정책에 관해 토론해야 자연스럽게 관심이 높아지고 성인이 되어서도 더 객관적인 눈을 키울 수 있잖아요. 고등학교부터 대학생까지 3-4년 동안 교내 선거와 관련해서 이런 활동을 해왔고 학생들도 모두 만족하는데 나라의 정치인을 뽑는 선거에도 못할 이유가 없어요.  (황지선)

 

저는 중학교 때 학교 정원이 30명밖에 안되서 한 달에 한 번씩 전체가 모여서 의견을 나누고 규칙을 함께 만들었어요. 학부모의 의견도 듣고 통합했죠. 너무 좋았어요. 그렇게 함께 만든 규칙이라 학교생활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죠. (김한봄)

 

 

 

다가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어떤 정치인이 필요할까요?

 

왜 젊은 정치인은 없을까? 생각해보면 '청년은 젊으니까 모를 거다' '우리 밑에서 배워라' 이런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기존의 정치인들이 기회를 주지도 않는 것 같고요. 그리고 이렇게 지역에는 청년의 수도 적잖아요. '나가서 한번 해봐라'가 아닌 거죠. 하지만 청년, 청소년들이 정치하면 기존의 틀에 박힌 생각들을 깰 것 같아요.  기존의 정치인들이 스스로 깨지는 않을 테니까요. 기존의 사람들은 우물안 개구리면 새로운 개구리가 등장해서 나가자고 이야기 해야 하지 않을까요? (황지선)

 

 

같은 대한민국에 산다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계층과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정치에는 그런 다양한 사람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쪽만의 생각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상황이 포용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기존의 정치인들은 과연 현재의 청년, 청소년, 여성, 장애인의 목소리가 담긴 정책을 만들 수 있을까요? 저는 비슷한 사람끼리 비슷한 사고방식일거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다양성이라는 게 어려운 거라는 생각을 해요. (김한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