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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소모임 일정 안내/남성페미니스트 모임 '펠프미'

"무슨 일 있습니까?" 안녕이라 그랬어 / 김애란

by 인권연대 숨 2026. 10. 25.
펠프미 마흔 다섯 번째 : 안녕이라 그랬어 / 김애란

 

 

당신과 이웃에게 묻습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이은규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는 일곱 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하나 하나의 단편마다 품고 있는 시대성, 인간상 그리고 관계성들이 적나라하다. 숨기고 싶은 그러나 품고 있는 욕망들에 대한 자기 고백적 문장들이 하나같이 누군가의 안녕을 묻고 있으며 동시에 안녕을 빌고 있다.

심란하고 핍진한 삶에 지쳐 있는 여성, 청년, 아동, 장애인, 이주민, 불안정노동자, 노인들에게 ‘무슨 일 있습니까?’를 묻는 그는 119 구조대며 심폐소생술사다. 한 평론가는 김애란 작가를 두고 사회학자라고 했다. 나는 그를 다르게 호명하고 싶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에 서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르거나 외면하는 세태에 수많은 난장이들의 자리에 가만히 웅크려 앉아 있는 김애란은 이 시대의 무당이다.

그의 안녕을 빈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같은 편인 난장이들을 위해서.

 

 

불안한 내 삶을 인지하게 되다
이재헌

 

김애란 작가의 인터뷰는 신선했다. 일상의 소소한 장면들에서 묻어 나는 감정들의 심연을 들여다 보고 그것을 재현해 내지만, 또한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나 이해가 보였다. 호기심으로 ‘안녕이라 그랬어’를 펼쳤다.

처음 1~2번째 단편작들을 보며, 내가 살면서 격었던 타인과의 관계에서 돈이나 계급 차이에 따른 불편함들이 떠올랐다. 그럴 때마다 주로 ‘다 그런거지’라고 덮어버리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척했던 감정들이다. 덤덤해 보이던 인물들이 흔들리는 모습에서 익숙한 내 기억들과 연결되기도 했다.

반대로 책 속에 묻어나던 위로는 내게 멀게 느껴진다. 눈으로는 이 책이 건네는 위로가 보인다. 그러나 내 안에서 두려움이 더 크게 올라온다. 독서를 마치며 현재 내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지가 다시 인지되기 때문이진 않을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라고 이웃에게 말 한마디 던질 수 있는 여유마저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불안한 마음. 퇴사를 앞두고 이 책을 읽다보니 알게 된 내 감정. ‘난 내 생각보다 안녕하지 않았나보다.’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 문학동네

 

안녕이라 그랬어가 건네는 위로
이구원

 

일상의 언어로 자본에 의한 계급과 불평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자본주의라는 틀 안에서 적당히 타협하고, 의심하고 불안해하며, 삶의 위기를 겪지만, 순간의 위로로 살아가는, 나를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 같다. 그들이 느꼈던 감정들은 나 역시 살아가며 느꼈던 감정들이라 공감이 가면서도 불편하다. 들키고 싶지 않은 걸 들킨 기분...난 나의 욕구는 욕구이되 타인의 욕구는 욕망으로 여겨 왔으며 어쩌면 지금도 그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러 겹의 사회적 약자성을 지니고 있는 존재임에도 나와 비슷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묘한 우월감을 느끼고 그걸 내비치지 않으려 가면을 쓰거나 그 가면조차 쓰는 것에 실패해 심란했던 적도 있었다. 이 불편의 지점들을 김애란 작가는 소설을 통해 친절하게 직시하도록 해 준다. 그럼에도 이 책이 아픔과 상처로 남지 않는 이유는 우리는 같은 편이라며 “안녕이라 그랬어”라고 건네는 위로 때문이지 않을까?

 

 

우리 모두는 안녕할 수 있을까?
배상철

 

김애란 작가의 단편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를 읽으며 얼마전 이재명 대통령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다그치는 모습이 오버랩 되며 우리사회에 얼마나 많은 불편한 관계를 숨기며 살아가고 있는 지 생각해 보았다.

자본과 권력, 힘을 관계의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위선적인 사람들의 홈파티.

돈있고, 배운게 많은 사람들은 돈없고 가진게 없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철없고 무식한 존재’로 평가하며 관계를 맺으면 안되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그 가방이 그나마 가난을 가장 잘 가릴 수 있는 수단이라 그런 것 같다“며 실수로 찻잔(교만과 위선)을 깨뜨리지만 그 마저도 자신이 얼마나 너그럽고 관대한 사람인 지 드러내고자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대한민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계의 단절을 경험해야 했다.

사회적 양극화와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지는 상황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와 ‘일방적인 평가’는 현재진행형이다.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는 ‘좋은 이웃이란?’ 또는 ‘안녕하다는 것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가진게 많은 사람들, 그냥 평범하게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 오랜 간병과 생활고로 삶의 의지를 잃어 버린 사람들.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관계의 단절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 모두가 잃어 버린 것들,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조심스럽게 ‘우리 모두는 안녕할 수 없는가?’ 질문을 던져본다.

남성 페미니스트 모임 '펠프미' 45차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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