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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책 숨 , 슬기로운 탐독생활

<130호> 기적의 도시 메데진, 처음 가는 마을

by 인권연대 숨 2023. 2. 27.
기적의 도시 메데진 – 박용남

이은규 일꾼

, 기적의 도시 메데진은 내가 갖고 있던 그 도시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산산히 무너뜨렸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메데인이라 알고 있는 곳. 영미권에서는 메데인이라 부르고 현지인들은 메데진이라 부르는 도시. 도시 지명을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 도시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정립될 수 있을 것만 같다.

메데인이나 메데진이나 무슨 차이가 있겠냐 하겠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 않나? 지명을 갖고 이렇듯 말하는 까닭이 있다. 나는 악명 높은 메데인 카르텔을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메데인 카르텔의 수장이었던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생애를 드라마화한 나르코스(마약)를 정주행했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메데인은 범죄로 황폐화한 도시이자 부패가 만연한 버려진 도시쯤으로 알았으며 사실 2010년이 넘어서까지도 메데인은 그랬다. 그렇다면 현재 전 세계 도시 중에서 손에 꼽히는 셀럽의 도시 메데진으로의 변모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기적의 도시 메데진을 읽고 나서야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버려지고 잊혀지고 잃어버린 도시가 세계가 주목하고 배움을 청하러 가는 기적의 혁신도시로 변모하게 된 과정을 꼼꼼하게 정리한 저자의 노력에 저절로 고개 숙여진다.

이런 곳을 혁신도시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정치세력이 탄생했다. 탁월한 정치인과 도시계획가가 등장했으며, 다양한 영역에서 시민들의 창의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그것을 추동한 기본 개념은 사회적 도시계획도시침술이었다. 이를 도구 삼아 메데진은 마약의 수도에서 혁신의 수도로 탈바꿈했다.” 결국 기적은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의 모든 기적은 사실 기적이 아니다. 누구나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첫 마음은 간절함일 것이다.

메데진의 시장이었으며 혁신 도시 설계자인 세르히오 파하르도는 도시의 두 가지 기본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하나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부채를 야기한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하나는 사회의 여러 영역에 깊이 뿌리박힌 폭력을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단순히 건설 프로젝트가 아니라 교육 프로젝트로 간주해서 실천했다.

사회적 도시계획의 도시 철학과 전략을 창안한 알레한드로 에체베리는 도시의 변화가 사람과 함께 사람을 위해 일어나야 한다. 작은 실천으로 가득 차 있고 서로 연결되어있는 촘촘한 의제가 사회를 변화 시킨다고 믿는다.

저자 박용남은 메데진과 보고타의 모든 사람을 위한 모든 사람의 도시를 위한 성공적 사례들을 자세히 안내하면서도 그 정책의 그늘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 또한 공유한다. 도시 개발은 빈민층에게 실질적인 혜택 혹은 권리를 완전하게 보장하지 못한다. 이는 도시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토론, 참여를 보장하고 이를 공적 시스템화 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모두의 존엄성을 고려한 공공공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이 책은 거듭 강조하고 있다. 나는 이제 메데인을 메데진으로 기억하고 부를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상상하고 접목해가는 데 있어 참고가 되어주는 책, 기적의 도시 메데진을우리에게강추한다.

 

 

처음 가는 마을 - 이바라기 노리코

이구원 일꾼

윤동주를 그리워하며 그의 부끄러움에 공감하는 시 구절들은 나의 부끄러움을 돌아보게 한다. 과거 일본의 만행에 대한 진심어린 성찰은 역사적 단절을 넘어 연대감으로 다가온다. 날카로운 비판의식과 더불어 사람과 만물을 애정하는 따뜻하고 섬세한 글들에 가슴 한 켠이 촉촉해진다.

그래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살아가야만 해

이유는 모르지만

살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들의 편이 되어”-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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