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미 2주년 축하합니다.
2021년 6월 30일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 네 명의 남성이 '펠프 미'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2년이 흐른 지금 '펠프 미'는 여섯 명의 남성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매월 1회 만남을 통해 페미니즘 관련 도서 15권을 읽었으며 후기를 작성, 기록, 공유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과정은 꾸준한 회심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성인 우리에게 내면화된 성차별주의, 가부장제적 사고와 행동을 직면하고 새롭게 거듭나기를 촉구하는 의례이기도 합니다.
7월, 펠프미 책은 벨 훅스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입니다.
새내기 태를 벗어나는 느낌? - 배상철
“레즈비언 관계가 이성애 관계만큼, 혹은 그보다 더 좋은 지는 두 사람이 동성이라는 사실로 정해지는게 아니다. 모든 관계에는 지배하는 쪽과 복종하는 쪽이 있다는 가학피학적 전제를 기반으로 하는 지배의 문화에 영향을 받은 로맨스와 동반자 관계의 관념을 얼마나 깨부수느냐에 달려있다.” -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205p -
<펠프미> 인권연대 숨 남성 페미니즘 책읽기 모임 펠프미에 함께한 지 8개월 만에 조금은 알것 같다.
이구원 전일꾼이 추천한 책이 조금은 이해하기 싑게 쓰인 페미니즘 입문서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8개월의 내공?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이제야 페미니즘 새내기 태를 벗어나는 느낌이랄까?
덧글 :대구와 서울 퀴어축제에서 보인 홍준표 오세훈 시장의 행동은 분명한 폭력이었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시원하지만 혼란스럽다 – 이구원
균형 잡히면서 섬세한 책이었다.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조금은 다가가기 어려웠으며 약간의 오해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나,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추천할만한 책이었다. 페미니즘이 남성이 아닌 남성중심주의에 저항하는 것이며 성차별주의와 가부장제를 반대하는 것이라는 정의는 페미니즘에 대한 나의 이해를 명료하게 해 주었다. 활동을 하며 만난 페미니스트 동료들 덕에 많은 언론과 정치권에 의해 왜곡되어진 젠더갈등과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어느 정도는 바로잡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여성들은 정당화되고 남성들은 비난의 대상이 되는 듯한 이분법적 구조가 내 안에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느껴지는 벽이 조금은 깨지는 것 같았다. 페미니즘의 가치가 일상에서 구현되고 페미니즘에 대한 교육이 어릴 때부터 이루어진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솔직히 난 여전히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것을 넘어 나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선언하며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를 느낀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임신 중지를 처벌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알겠다. 하지만 태아를 생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나는 임신 중지가 선택의 영역이고 기본적 권리로써 보장되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설득과 합리적 논거에도 불편하다. 또 한 가지는 페미니즘을 종교적 가치와 신앙처럼 내 삶에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단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운동, 다양한 운동의 정신 중 하나로 받아들이려고는 한다.
책을 읽고 나서의 느낌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시원하지만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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