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숨, 슬기로운 탐독생활
격주간 6회차에 걸쳐 ‘잔인한 국가 외면하는 대중’을 완독했습니다. 수요강독회 다음 모임은 9월 6일 수요일 '헌법의 탄생 - 차병직'을 진행합니다.
<잔인한 국가 외면하는 대중 – 스탠리 코언> 강독회 후기 발췌
유희정
근래 들어 수없이 많은 국가적 재난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람들의 희생이 쌓여가고 있음에도 국가의 대응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나아가 스탠리 코언이 말한 것처럼 ‘부인(denial)의 정치’가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매일 마주하게 된다. 놀라운 것은 강압적이고 인권침해가 스스럼없이 행해지는 국가의 통치성에 대한 내 주변의 반응이다. 누군가가 아닌 나와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되고 있고,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이러한 인권침해를 부정하거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코언의 지적처럼 대부분 국민들은 불의에 둔감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희망을 걸어본다. 코언과 같이 행동하는 지식인과 구조자들이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진실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바로 지금이,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까지 연결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서로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기꺼이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서은경
이태원 참사부터 오송 지하차도 참사, 교사의 자살 사건까지. 사회적 파장이 있는 사건들을 접하면서 나는 왜 가만히 있는가? 나는 부인하고 있는 이유가 있나? 많은 고민을 하며 상황만 지켜보는 저의 모습이 인지되면서 책을 읽는 동안 많은 꾸지람을 듣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침내 제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법이 주어졌습니다.
인지적으로 점검하고 정서적인 감정들을 공감하고 인정하고 함께 머무르는 것, 도덕적 정서를 시인의 언어로 이해하기 쉅도록 표현하는 것, 내가 하고 우리가 해야 하는 책임 있는 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스탠리 코언의 이야기는 제가 보는 것을 거부했던 저의 속까지 모두 들여다 보여줬습니다. 아프고 당황했고 신기한 경험을 이제는 받아들이려 합니다.
김영배
“시대 변화에 맞춰 부인의 전략적ㆍ이데올로기적 초점이 전환되기도 한다. 칠레에서 삐노체뜨 정권의 인권침해가 극에 달했을때 실종과 고문을 분명히 알고 있었을 고학력, 중산층 시민들은 그러한 현실을 무조건 부인했다. 칠레가 민주화된 후 이들은 인권침해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그것을 정당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어쨌든 오늘날 우리사회가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것은 군부독재의 공이 아니겠는가.” -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부인중 일부 (297p)
우리나라에서도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에 대하여 그들의 독재와 인권침해를 시인하면서도 그것을 정당화하는 즉
1.박정희 때문에 나라가 먹고 살게 되었다.
2.그래도 전두환 때는 물가도 안정되고 경제가 좋았다.
라는 식으로 이데올로기적 초점이 전환되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이번 인권강독회 1차를 마치며 우선 두툼한 인권도서 1권을 정독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혼자 했으면 읽기 어려웠을 텐데 여기서도 연대의 힘을 느낍니다. 인권의 관점으로 보면 저도 많은 부분에서 아니 대부분에서 외면하는 대중이 아니었나 하는 반성을 합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인식을 하는 정도라도 깨달음과, 알고자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큰 보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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