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조롱’은 민주사회의 최대 걸림돌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 인권연대 ‘숨’ 회원)
■ 혐오가 판치는 이유 없는 사회
비이성적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유 없는 범죄나 혐오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머리가 짧은 것은 다 페미니스트다’
양궁 3관왕의 주인공 안산을 향한 대표적 혐오 발언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강남역 살인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진주 편의점 폭행 사건’
여성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젠더 갈등을 극대화하는 여성 혐오범죄가 극성이지만 여성가족부 등 권력 집단은 되려 여성 혐오범죄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혐오를 방조한다. 이는 여성 혐오뿐 아니라 장애, 계급, 성별 정체성, 정치적 견해에 대한 혐오 전체에게 마찬가지이다.
■ 타락하는 민주주의 ‘혐오’
‘수박’이니‘똥파리’니 하는 혐오를 조장하는 용어들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원래 ‘수박’이라는 말에 대한 일상적 표현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말하는 의미일 것이다. 본래 의미에서 대한민국 정치인 중 ‘수박’ 아닌 이가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근래에 사용된 ‘수박’은 특정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표적인 ‘조롱 용어’이자 비하하는 욕설이고, ‘혐오’를 조장하는 표현이다. 상대를 ‘수박’이라 지칭하는 이유도 매우 간단하다. 그저 기준은 ‘불체포특권에 찬성했느냐 반대했느냐?’이다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비난하고 혐오하고 조롱해야 할 ‘수박’인 것이다. 강성팬덤 그룹에서 검찰 독재를 끝장내고 민주적인 정권을 창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사람으로 찍히면 속칭 다 ‘수박’인 것이다.
■ 포용과 다양성을 상실한 민주주의
최근 정치개혁의 명분으로 진행된 민주당 경선 과정과 경선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수박’이면 안되고, ‘친문’이면 안되고, ‘친명’이면 지역 연고가 없어도, 특별한 공을 들이지 않아도 공천장을 거머쥐는 결과를 뒷받침 한 건 소위 ‘개딸’이라 부르는 강성 팬덤에서 비롯된 ‘혐오’의 산실이었다.
진보진영 내 소위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세력들이 ‘OOO는 수박이라 안 돼’라고 결정을 하면 물어뜯고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흠씬 두들겨 맞는다. 상식적으로 의정활동을 잘해도 ‘네까짓 게 한게 뭐가 있는데?’라고 의문의 낙인이 찍히면 한순간에 아무것도 한 게 없는 무위도식 정치인이 돼버리는 세상이다. 시스템 공천이라는 정해진 매뉴얼대로 그저 간단하게 문자 통보 하나로 ‘컷오프’ 처리해 버리면 되는 간단한 대상이 되어 버렸다.
■ 혐오 대신 논쟁으로 잃어버린 정치를 복원하라
언론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사회에서 어느 사이엔가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 매체에 목말라하는 ‘정보민감층’이 늘어났다. 동시에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이 생긴 것 같다. 확증편향에 의한 자기주장은 갈등만 부추긴다.
어렵긴 하겠지만 혐오의 정치를 종식하고 통합의 정치 복원을 위해서는 누구나 정치적 신념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논쟁하여야 한다. 한국 민주주의가 다양성에 근거한 다원적인 가치와 신념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혐오로 작동하는 민주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조차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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