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의 반쪽짜리 국회의원이 되지는 말길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 인권연대 ‘숨’ 회원)
■ 대파 한 단에 바로 잡힌 나라
192 : 108.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막을 내렸다.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던 범야권은 웃었고, 야당 견제론으로 맞섰던 정부·여당은 울었다.
이번 선거에서 위대한 국민은 완전한 승리도 완전한 패배도 아닌 중용의 선택을 했다.
정부·여당에는 ‘대파한단 가격이 875원이면 적정하다’라는 무능한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국정운영 능력과 오만, 민생파탄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준엄한 판결을 내렸다. 반면, 민주당 등 범야권에도 ‘180석 거대한 힘을 부여했음에도 그 힘을 제대로 써보지 못한 것’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이번에도 야당에는 오만한 권위를 쥐어주지 않고 항상 오만을 경계하고 확실한 대안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라는 경고장을 내밀었다.
■ 넘기 어려운 벽 지역감정
이번 선거에서 제일 아쉬운 것은 부울경 지역 유권자의 아쉬운 선택이 될 것 같다. 그 어느 때보다 야권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미워도 다시 한번’의 국민의힘 동정여론과 민주당 등 야권에 대한 견제여론이 오히려 보수결집 심리를 부추겼다.
이번 선거에서도 ‘대구경북지역은 그렇다 치더라도 부울경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또 무너져 버렸다. 또 한번 지역 간 확연히 다른 투표편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전라도는 민주당, 경상도는 국민의힘 하는 식으로 지역감정에 기댄 투표편향이 계속될지 아쉽기만 하다.
■ 지고도 이기는 선거
청주지역 4개 선거구 중 흥덕구를 제외한 3개구에서도 두드러진 투표편향 몇가지가 있다.
농촌 지역에 해당하는 구)청원군 지역에서는 오창읍, 오송읍 그리고 인접한 강내면, 옥산면을 제외한 모든 농촌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높은 투표편향이 나타난다. 또한, 구도심에 해당하는 지역은 국민의힘 후보가 더 높은 득표율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는 신도심은 민주당 후보가 더 많이 득표하는 투표편향도 나타난다.
청주 상당구를 예로 들면 행정동 13개 선거구 중 9개 선거구는 국민의힘 후보가 더 많은 득표를 했음에도 4~50대 인구가 많은 아파트 밀집 지역인 용암1동, 용암2동, 명암산성용담동, 금천동 4개 선거구에서만 민주당 후보가 더 많이 득표하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서원구도 분평동, 산남동, 성화개신죽림동에서만 민주당이 이기고도 당선된 선거구이다.
■ 선거구제 개편 없이 진보정치 보장 없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정치는 또 한 번의 좌절을 맛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승자독식의 정치구조에서 진보 정당은 설 자리가 없다.
조국혁신당이 원내 제3당으로 그 가능성을 보이긴 했으나, 여전히 거대 양당 위주의 구조적 폐해 앞에 맞서기는 어려움이 있다. 결국, 조국혁신당의 실험대 조차도 거대 양당 구조를 깰 수 있는 제도개혁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다시 중대선거구제로의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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