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마음거울97 <제 61호> 생명 있는 모든 것을 대하는 자세 _이영희(회원, 원영한의원) - 열 두세 살쯤 일이다. 외출에서 돌아온 어머니 손에 무언가 들려 있었다. 머리가 사라진 죽은 비둘기였다. 흠칫 놀랐다. 사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그 비둘기를 보았다. 하지만 모습이 너무 처참해서 저만치 뒷걸음쳐 돌아왔던 거다. 어머니는 비둘기를 마당 한쪽에 가만 내려놓더니 다시 밖으로 나가셨다. 한참이 지난 후 어머닌 밝은 얼굴로 돌아오셨다. 손에는 비둘기 머리가 들려 있었다. 어머니가 자초지종을 얘기해 주셨다. 그제야 어머닌 방에 들어가서 한 번도 입지 않은 깨끗한 메리야스를 꺼내오셨다. 그리고 비둘기 염하기를 시작하셨다. 떠들거나 끼어들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엄숙함이 느껴졌다. 어머닌 그 비둘기를 안고 산으로 올라가셨다. 숲이 우거진 곳으로 들어가 땅에 묻고는 한참을 기도하셨다. “극락왕.. 2019. 9. 26. 이전 1 ··· 30 31 32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