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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793

바람의 가닥 바람의 가닥 박홍규 한꺼번에 몰려오는 바람 뭉치라 해도 색깔이 가닥가닥 똑같지 않다는 사실을 어느 도시 좁고 냄새나는 거리를 지나왔는지 무슨 계절의 강물을 하루 중 어느 때의 들판을 만나고 왔는지 숲을 통과했다면 무슨 나무 어느 나뭇잎을 거쳐 왔는지 들여다보면 바람 갈피 갈피마다 제각각 묻어 있는 속사정 있기 마련이지만 분명한 건 어디서 무슨 색에 물들어 불어오든 닿는 바람 한 올 한 올마다 나를 흔들어 대고 별수 없이 그때마다 나는 흔들린다는 사실을 그러니 왜 나는 흔들리는지부터 도대체 몇 가닥이 뭉쳐 게다가 끊이지 않고 들이닥치는지 그 중 어느 서늘함에 나는 더 휘청이는지까지 궁리 끝에 알아낸다 해도 여전히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 나무보다 구름(고두미, 2023) 2023. 11. 27.
친구 2023. 11. 27.
용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용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박현경(화가) 나는 겁쟁이다. 어릴 때부터 걱정과 불안, 두려움이 유난히 많았다. 요즘도 하루에 수백 번 ‘하느님, 저는 두렵습니다. 저는 두려워요.’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몇 년 전부터는 공황장애도 생겼다. 차를 20분 이상 타려면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한다. 지금도 나는 두렵다. 이 글을 완성하지 못할까 봐. 이렇게 두려움이 많은 나지만 돌이켜보면 대담한 행동을 한 일이 몇 번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2013년 2월, 나는 보은에 있는 카르투시오 수도원 입회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었고 이미 수련장 수녀님의 지도하에 수도원 생활 체험까지도 마친 상태였으며 몇 월 며칠에 짐 싸서 들어오면 된다는 말씀까지 들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쩐지 돌다리를 마지막으로 한 번 꼭 두드.. 2023.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