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793 <제67호> 우리 엄마_이영희(회원/원영한의원) 점심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 어머니께서 장바구니를 들고 오셨다. 그 안에서 꺼낸 건, 깻잎 장아찌와 수건으로 몇 겹을 감싼 잡곡밥이었다. “얼른 먹어라.”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은 어머니의 바람과는 달리 내 입에서는 퉁명스런 대답만 나왔다. “나중에 먹을게요. 조금 전에 먹었어요.” 어머닌 그렇게 건네고는 휭 하니 가버리셨다.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하신 덕에 걸음걸이가 많이 가벼워졌지만, 여전히 걷는데 불편해 하신다. 그런 어머니를 보니 짠한 마음과 함께 알 수 없는 짜증이 올라온다. 그런 내가 유난히 싫어지는 오늘이다. 우린 한두 살 터울이 나는 5남매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산 날이 평생을 합쳐도 석 달이 안 될 거라 하셨다. 그 말씀처럼 내 기억 속 어머닌 늘 혼자셨고, 억척스럽게 집안 .. 2019. 9. 26. <제66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환절기. 기온에 변화가 기분을 널뛰게 한다. 유난하다 싶게 우울감에 젖어든 어느 날 숨터를 벗어나 사람을 만났다.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말했다. “나 우울해요.” 어떤이는 진지하게“내가 더 우울해.” 또 어떤이는 걱정하며“푹 쉬세요.” 그리고 어떤이는 웃으며“옥상같은데 얼씬거리지 말고 어여 집에 들어가요.” 등등 응대하는 반응은 제 각각 달랐지만 이 한가롭고 단순한 소통만으로도 우울감의 질량은 점점 가벼워져 갔다. 그날 밤 나는 친한 동생들과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나 우울한거 맞지요?” 2019. 9. 26. <제66호> 내가 언론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_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이수희 지난 19일, 청주에서 ‘돌마고(돌아와요 마봉춘(MBC), 고봉순(KBS)) 파티’가 열렸다. 평소 성안길 입구에서 하던 돌마고파티를 KBS청주총국 앞마당에서 화려하게(?) 했다. KBS앞마당에 설치된 무대와 조명을 쓰면 비용을 좀 줄일 수 있다는 제안에 KBS에서 돌마고 파티를 하자고 결정했지만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까봐 걱정했다. 준비한 자리 400석이 가득차진 않았지만 자리를 메워준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돌마고 파티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그날 나는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무대에서 서서 제대로 일하고 싶다고 외치는 언론노동자들, 열심히 춤과 노래를, 그리고 디제잉을 선보인 그들에게 뜨거운 환호를 전한 지역주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벅찼다. 프로그램도 알찼지만 장소가 주는 상징성이 꽤나 컸.. 2019. 9. 26. 이전 1 ··· 253 254 255 256 257 258 259 ··· 2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