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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606

20대 새내기 교사가 죽었다. 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에 대한 단상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 인권연대 ‘숨’ 회원) ■ 20대 새내기 교사가 죽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에 피가 거꾸로 솟구친다. 이번에는 교사다. 그것도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20대 새내기 교사다.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에 갑론을박 ‘죽음의 원인을 둘러싼 추측’만이 난무하고 있다. 교사노조는 금쪽이 학부모들의 극성 민원을 교사 혼자 감내해야하는 제도의 문제를 제기하고, 학교 측은 ‘교사의 자발적 희망 업무’로 축소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문제의 본질로서 ‘곪아 썩어 문드러진 교육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칼로 도려내려 하진 않는다. ■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이번 초등교사의 죽음을 대하는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2023. 7. 25.
거대한 뿌리 - 김수영 거대한 뿌리 김수영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남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 때는 이 둘은 반드시 이북 친구들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앉음새를 고친다 8.15후에 김병욱이란 시인은 두 발을 뒤로 꼬고 언제나 일본여자처럼 앉아서 변론을 일삼았지만 그는 일본대학에 다니면서 4년 동안을 제철회사에서 노동을 한 강자다 나는 이사벨 버드 비숍여사와 연애하고 있다 그녀는 1893년에 조선을 처음 방문한 영국 왕립지학협회 회원이다 그녀는 인경전의 종소리가 울리면 장안의 남자들이 모조리 사라지고 갑자기 부녀자의 세계로 화하는 극적인 서울을 보았다 이 아름다운 시간에는 남자로서 거리를 무단통행할 수 있는 것은 교군꾼, 내시, 외국인.. 2023. 6. 26.
도시에 살 권리 – 카를로스 모레노 눈뜨고 꿈꾸는 자들이 있고, 눈 감고 사는 자들이 있었다. 이은규 일꾼 도시에 살 권리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너무 단숨에 읽어버렸기에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 격한 감동의 쓰나미가 이 책의 순하고 신선한 고갱이들을 순식간에 삼켜 버렸던 것이었다. 내 머릿속에 지우개는 부지런하다. 기꺼이 또!(맛집이라 또! 가는 집처럼) 다시 읽었다. 한땀 한땀 아니…. 한줄 한줄 따박따박 읽어 내려갔다. 카를로스 모레노는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질문도 많다. 해박한 인본주의 지식과 그에 못지않은 포용력은 도저해서 나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겠다 싶다. 그의 질문을 따라가 보자. “코비드-19 시대를 맞아, 빈곤으로 약자층이 한층 더 가혹하게 타격을 입고, 경제위기로 인하여 소외 현상이 심화되면서, 우리는 우리.. 2023.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