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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740

알맹이는 남고 껍데기는 가라 박성우 시인의 시집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에는 많은 이름이 나온다.정읍 우체부 아저씨들 이름, 아파트 경비대장 아저씨 이름, 시골 이웃집 할머니 이름, 어린시절 친구 이름, 소록도 수녀님 이름과 우시몬 할아버지와 시인의 딸 이름. 이중에 가장 친근하게 달라 붙는 이름은 송앵순 할머니. 우리와 함께 살고 있으며 곁에서 숨 쉬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이 이리도 푸근하고 공연히 위로받을 일인가 싶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그냥 감동스러운 시절이다. 우체부 아저씨와 아파트 경비대장 아저씨와 송앵순 할머니 이름은 남고! 현수막에 걸린 이름이나 뉴스에 나오는 이름들은 가라이~ 2024. 10. 25.
괜찮아 괜찮아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아파서도 아니고아무 이유도 없이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나는 두 팔로 껴안고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문득 말해봤다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우연의 일치였겠지만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괜찮아왜 그래, 가 아니라괜찮아. 이제 괜찮아.     .. 2024. 10. 25.
네 얼굴을 만지려고 네 얼굴을 만지려고                                                                                      박현경(화가, 교사) 1.“너랑 함께 살려고 이 땅에 왔어. 날개가 있지만 난 이 땅에 있지. 하늘이 아니라 바로 이 땅에. 이 세상은 아름다워. 서로 다른 색깔들이 얽히고설킨 촘촘한 그물 같은 오묘한 이 세상. 내 한쪽 귀는 위쪽에, 반대쪽 귀는 아래쪽에 달렸어.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를 두루 들으려고.내 왼눈, 오른눈은 서로 다른 빛깔이야. 서로 다른 존재들을 잘 살펴보려고.나는 사람의 눈과 귀, 짐승의 코와 입, 식물로 된 발을 지녔지. 어떤 경계에도 얽매이지 않으려고.내 눈에는 보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내 눈에는 보여, .. 2024.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