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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606

<127호> 지나는 마음 2022. 12. 7.
<127호> 몸 몸 박현경(화가) 1. 타인의 몸 매주 한 번씩 누드 크로키 모임에 참여해 그림을 그린다. 1분 또는 3분마다 바뀌는 포즈에 따라, 한눈팔 겨를 없이 모델을 관찰하고 선을 그으며 몰입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서 느끼고 또 느끼는 것. 아름답구나. 있는 그대로 참 아름답구나. 마른 몸은 마른 대로, 살찐 몸은 살찐 대로, 배 나왔으면 배 나온 대로, 안 나왔으면 안 나온 대로, 흉터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여자든 남자든 어떤 성별이든……. 아름답지 않은 몸은 어디에도 없구나. 흔한 레토릭으로 주워섬기는 말이 아니라, 경험을 토대로 진심을 다해 증언하건대, 아름답구나. 있는 그대로 참 아름답구나. 이렇게 느끼며 끄덕이다 보면 생각은 자연스레 ‘나의 몸’으로 향한다. 2. 나의 몸 고백하건대.. 2022. 12. 7.
<127호> 책 숨, 슬기로운 탐독생활 걷기의 세계 – 셰인 오마라 이은규 일꾼 가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회색의 계절, 11월은 움츠리기에 좋은(?) 달이다. 이런 저런 핑계로 나는 11월을 탕진하고는 한다. 환절기가 어떻고, 갱년기가 어떻고, 허리, 무릎 관절이 어떻고, 회색빛 하늘이 어떻고... 하며 침대 위에 엎드려 있는 비만의 계절이다. 지난 주말 모처럼 마음이 일어 자주 오가던 명암 유원지를 걸으려 했다. 그러나 대기 상태가 좋지 않았다.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걷기는 내일로 미루고 책을 읽자고 하며 곧바로 귀가했다. 걷기의 세계는 미뤄두었던 책이었다. 사실 나는 걷기를 참 좋아한다. 틈만 나면 걷고 또 걷는다. 한때는 두 달 연속 만 보 이상을 걷기도 했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라기보다 당시에는 마음에 여유가 있었던 듯하다. 이.. 2022.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