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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606

<126호> 비와 거미줄 비와 거미줄 允 무작정 애쓰며 사는 것이 목표이던 때가 있었다. 그것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기보다 나를 억누르는 방식이어서 어제도 슬펐고, 오늘도 슬프고, 내일도 슬플 예정의 흐름이었다는 걸 긴 시간 공부하면서도 알 수 없었다면, 한 2년 사이, 겉으로만 하던 공부를 (물론, 이렇게만 말하기 어려운 시간들이지만) 더 깊이 하게 된 이후, 이곳저곳에서 다시, 자기 사랑하는 공부를 하고 있는 시절인연이 내 주위에 응집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간에도 그 인연들은 나를 돕고 있었겠지만, 이제 그 인연을 알아보고 그 인연들 사이에서 공부하고 알아듣고, 일상에서 그것을 살아보고 넘어지고, 다시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며 다시 사는, 내가 좋다. 그걸 내가 볼 수 있어 좋다. 다섯 번의 선교사님들과의 피정을 마쳤다... 2022. 10. 27.
<126호> 나를 돌보는 연습(9) 꿈 깨 동글이 대학교 4학년 때 멋지다고 생각하는 교수님이 삶을 제대로 살아가려면 ‘꿈에서 깨’ 라고 말씀하셨다. 꿈에서 깨어나야 무언가 할 수 있다고. ‘법륜스님의 지혜로운 삶’ 이야기에는 깨어있다는 것을 두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현재에 깨어있는다는 것은 첫째,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에 대해 알아차림이 있으라는 것이다. 지금 화가 일어나면 화가 일어나고 있는 줄 알아차리고, 욕심이 생기면 욕심이 생기고 있는 줄 알고 상태에 깨어있으라는 것이다. 경계에 부딪쳐서 일어나는 현재의 자기 마음에 깨어 있는 것‘ 즉,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어릴 적 학교에서 양치를 하려면 거울을 보고 양치질을 해야하는데 타인과 함께 그 거울을 보는 .. 2022. 10. 27.
<126호> 구원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길 좋아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일까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가 보이지 않는 벽을 마주하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같은 단어를 써도 각자 부여하는 의미가 다르며 같은 주제여도 전혀 다른 관점에 서 있는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다. 그러다 문득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금과는 다름에 서 있던 내 모습을 떠올려 본다. 논리적 대화와 정답을 정한 설득은 나를 움직이지 못했다. 나에게 인권을 알려줬던 활동가들, 혹은 활동을 하며 만나게 된 선배와 동료들 대부분 내가 “틀렸다”라고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나를 조금이나마 변화시킨 건 내가 정한 기준에 대해 물어보게 한 질문들이었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지금의 난 누군가에 정답을 강요하려 하는 건 아닌지 그게 내 .. 2022.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