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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ERCARE 어머니를 돌보다 MOTHERCARE 어머니를 돌보다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 린 틸먼 지음 이은규 “당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정보를 제공하거나 위로를 건네거나 당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이야기” 책 앞머리에서 린 틸먼은 친절하게(?) 이 책에 실린 내용을 안내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녀의 말은 진심이었다. 나에게 이 책은 도움이 되었고 정보를 제공해주었고 위로를 건넸고 마침내는 마음을 불편하게도 했다.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은 린 틸먼 탓이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나에게도 닥쳐올 상황이 떠오르면서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어머니가 있고 적극적으로 늙어가고 있는 아내가 있고 내가 있기 때문이다. 린 틸먼은 자신의 두 자매와 함께 11년간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어머니를 돌.. 2024. 1. 26.
뛰어넘다(franchir) 뛰어넘다(franchir) 박현경(화가) 1. 그림을 그린다는 건 ‘뛰어넘는’ 행위이다. 그리는 이와 대상 사이의 간극을 ‘뛰어넘고’, 3차원의 물체를 2차원의 화면에 표현해 내는 어려움을 ‘뛰어넘고’, 상상력의 부족을 ‘뛰어넘고’, 생각의 틀을 ‘뛰어넘고’, 익숙하고 편한 방식으로 그리려 하는 관성을 ‘뛰어넘고’, 완성하지 못할지 모른다는 혹은 완성해도 쓰레기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뛰어넘고’, ‘뛰어넘고’, 또 ‘뛰어넘는다’. 생각하면 나는 매일 새벽, 그리고 주말마다, 방바닥이나 작업 책상에 웅크린 채로 그렇게 뛰어넘고, 뛰어넘고, 또 뛰어넘고 있었던 것이다. 2. 나의 연작 ‘네가 보고 싶어서’ 중 58번째 작품에는 이런 문장이 부제(副題)처럼 달려 있다. ‘모든 두려움을 뛰어넘어, 마침내 널.. 2024. 1. 26.
계속 쓰기 계속 쓰기 잔디 가방 안에 네 가지가 더 들어가 있다. 다이어리, 은유 공책, 모닝페이지 공책, 이번 주의 시집.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의 겨울방학 시기 따라 준비된 일정으로 개강할 수 있게 된 수업. 수강자 수가 부족하여 세 번 정도 열리지 못했던 시 수업.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시를 통해 결국은 삶의 비밀을 품거나, 삶의 가벼움을, 자유로움을 문득 알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도 재미있다. 이 수업을 시작하면서 시인 강사는 제안을 한 가지 하였다. ‘계속 쓰기’의 작업으로 아침마다 5시 47분 즈음에 줌으로 열어 놓을 터이니 모닝페이지를 함께 써보자는. 언니들과 하는 독서모임에서 모닝페이지를 제안하고 한동안 쓰다가 그 작업을 멈춘 나로서는 정말 고마운 제안이어서 함께 하고 싶다고 번쩍 손을 들었다... 2024.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