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글1047

지나는 마음 2024. 3. 26.
헛것을 따라다니다 헛것을 따라다니다 김형영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 산다. 내가 꽃인데 꽃을 찾아다니는가 하면, 내가 바람인데 한 발짝도 나를 떠나지 못하고 스스로 울안에 갇혀 산다. 내가 만물과 함께 주인인데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한평생도 모자란 듯 기웃거리다가 나를 바로 보지 못하고 나는 나를 떠나 떠돌아다닌다. 내가 나무이고 내가 꽃이고 내가 향기인데 끝내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 헛것을 따라다니다 그만 헛것이 되어 떠돌아다닌다. 나 없는 내가 되어 떠돌아다닌다. - 땅을 여는 꽃들(문학과 지성사, 2014) 2024. 3. 26.
새벽과 참여 새벽과 참여 박현경(화가, 교사) 이르면 네 시 반, 늦으면 다섯 시 반. 나의 새벽이 시작된다. 좁은 관사(官舍) 방 한쪽 바닥에 펼쳐진 종이 위에 슥슥삭삭 색연필 선을 얹는다. 물을 쓰지 않으면서도 마치 수채화처럼 번지는 듯한 효과가 나도록 가늘고 곧은 선을 교차해 긋고 또 긋는다. 색과 색이 만나 이루는 또 다른 세계. 선을 긋고 또 긋는 사이 창밖이 밝아 오고, 일곱 시가 되면 작업을 멈춘다. 출근 준비를 시작할 시간이다. 다이어리 속 달력에 일정이 빼곡하다. 퇴근 후 약속이나 회의가 없는 날을 찾기가 힘들다. 그만큼 여러 일에 참여하며 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교조 충북지부 음성지회장으로서 지회 조합원 선생님들께 실질적으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지회 운영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전교조와.. 2024.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