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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파묘(破墓)해야 할 가부장제 인류가 파묘(破墓)해야 할 가부장제 - 이은규 섬세하고 사려깊은 캐럴 길리건은 자상한 안내자였다. 읽으며 생각하게 하고 저절로 스며들게 하는 부드러운 힘은 보살핌의 윤리가 갖는 자연스러움이리라. 담대한 목소리는 단단하지만 결코 경직되지 않은 호흡으로 시종일관 인간세계의 진보는 상호 보살핌에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구별하고 갈라서서 비난하는 것들로부터, 그 험한 것들로부터 탈주하는 상상을 시종일관 붇돋워주고 있다. 가부장제는 인류가 파묘(破墓)해야 할 험한 것이므로. 가부장제는 남녀를 구별하지만 페미니즘은 사람을, 생명을 하나로 보살핀다. 상호이해와 모두가 약자라는 보편적 약자로서의 성찰은 상호 보살핌과 돌봄의 윤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남성으로 살아온, 그 자체로 우위에 있으며 공공연한 가해자의.. 2024. 3. 26.
다시, 뒷집 할머니 다시, 뒷집 할머니 잔디 아침에 일어나 할머니 집 마루 문이 열렸는지 닫혔는지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쳐다본다. 요양보호사 선생님 차가 아침 여덟 시가 되면 지나가는지 지나가지 않는지를 본다. 어~ 오늘은 일곱 시 오십 칠 분에 오셨네. 일찍 오셨구나. 선생님을 하니는 짖지 않고 반기는구나. 내가 할머니한테 가려고 우리 집을 나서기만 해도 짖는 녀석이. 스읍! 열한 시에는 빨래를 널고 요양선생님은 하얀 차를 끌고 가시는구나. 할머니 마당을 쳐다만 보지 말고 할머니께 오랜만에 가볼까? 이따가 가볼까? 이런 저런 마음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오후엔 그냥 아무 마음 없이 햇살을 등지고 달래를 캔다. 우리 식구 먹을 거랑 할머니 거랑 캐야지. 한참 캐다보니 누군가 나를 부른다. 거기 있는 거 캐면 어떡 하냐고. .. 2024. 3. 26.
‘혐오’와‘조롱’은 민주사회의 최대 걸림돌 ‘혐오’와‘조롱’은 민주사회의 최대 걸림돌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 인권연대 ‘숨’ 회원) ■ 혐오가 판치는 이유 없는 사회 비이성적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유 없는 범죄나 혐오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머리가 짧은 것은 다 페미니스트다’ 양궁 3관왕의 주인공 안산을 향한 대표적 혐오 발언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강남역 살인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진주 편의점 폭행 사건’ 여성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젠더 갈등을 극대화하는 여성 혐오범죄가 극성이지만 여성가족부 등 권력 집단은 되려 여성 혐오범죄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혐오를 방조한다. 이는 여성 혐오뿐 아니라 장애, 계급, 성별 정체성, 정치적 견해에 대한 혐오 전체에게 마찬가지이다. ■ 타락하는 민주주의 ‘혐오’ ‘수박’이니‘똥파리’니.. 2024.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