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거울52 <제63호> 선택한다는 것에 관하여_이영희(회원, 원영한의원) 큰아이 친구가 우리 집에서 생활한지 며칠이 지났다. 하룻밤 자고 가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이번처럼 오래 있기는 처음이다. 갈아입을 옷도 챙기지 않고 온 걸 보니 ‘뭔 일이 있겠구나’ 짐작만 할 뿐, 물어보지는 않았다. “치킨 시켰는데, 우리 맥주나 한잔 할까?”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 “왜 우리 아빠는 저한테 아빠가 원하는 삶을 살라고 하는 거에요? 임용고시 준비할 때는 얼마나 잘해 주셨는데요.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 하니 그때부터 사람 취급을 안해요. 집에서 저는 투명인간이에요. 지난 1년 동안 아빠는 제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무시해요. 엄마한테는 ‘애를 저 딴 식으로 키웠느냐’고 막말을 하세요. 호적을 파겠대요. 나가 버리래요. 그래서 나왔어요. 책상 위에 .. 2019. 9. 26. 이전 1 ··· 15 16 17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