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사랑하며49 <106호> 복지사각지대를 없애려면_서재욱(청주복지재단 연구위원) 지난 1월 방영된 1248회‘단칸방의 유령들’을 시청하면서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관심 있게 살펴보았던 주제들이 모두 응축되어 복지사각지대라는 비극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빈곤, 신체적/정신적 질병과 장애가 심화시키는 사회적 고립, 건강을 악화시키는 열악한 주거 및 불충분한 냉난방과는 반대로 낮은 의료접근성, 스스로의 수급자격을 증명해야 하는 신청주의와 선제적으로 지원을 차단하는 부양의무자 제도 등. 시설 퇴소 아동과 다문화가족의 비극도 마음이 아팠다. 복지사각지대는 우리 주변에 어디든 존재한다. 단지 보이지 않을 뿐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마이클 해링턴은 일찍이 1962년에 (The Other America)이라는 책에서‘보이지 않는 빈곤’이 존재한다고 썼다. 비숙련 노동자, 농장에서 일하.. 2021. 2. 23. <105호> 2020 그리고 2021_이 구원(회원) 2020년은 나에게 다양한 의미의 한 해였다. 물론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집어 삼킨 한 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것보다 더 다양한 의미로 다가왔던 지난 해였다. 20대에 머물 것만 같았던 나이가 30대의 경계를 완전히 넘었으며 정말 오랜 고민 끝에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단체와 활동들을 그만 두었다. 또 내가 줄곧 회피해 왔던 상처를 잠시나마 제대로 들여다보기도 했었다. 2021년이라는 또 다른 새해의 시작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지금 지난 시간 속 나와 나의 감정을 뒤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에 대해서 아직 상대적으로 젊기에 무언가를 이야기하기에는 애매한 느낌도 있다. 다만 아이들에게 삼촌 혹은 아저씨라는 말을 듣는 것이 이제 별로 이상하지 않다. 200.. 2021. 1. 27. <104호> 가족이라는 말_이구원(회원) 가족은 나에게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다. 그들에 대해 제대로 모를 뿐 아니라 냉정하게 말하자면 난 가족에 의해 버려졌고 그로 인해 가톨릭교회의 한 종교단체(선교회)에서 26년의 삶을 살아왔다. 물론 내가 살아왔던 공동체에서도 가족 같음을 강조했었고 어릴 때는 그 곳의 분들을 엄마, 아빠 등으로 부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사춘기를 거치고 어른이 되어가며 내가 살았던 공동체가 가족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머리가 커가며 늘어만 가는 불편함에 내 주변의 편하고 친한 사람들에게 ‘가족 같은 공동체’가 아니라 ‘가조오옥 같은 공동체’라며 뼈 있는 농담을 하곤 했었다. 뿐만아니라 자립 이후 동료 장애인 분들과 상담을 하며 가족이 장애인 당사자들의 가장 큰 억압의 주체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다. 그래서일.. 2021. 1. 6. 이전 1 2 3 4 5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