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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사랑하며49

<102호> “그 사람들은 죽지는 않잖아요!” _이 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자립 이후 활동을 하게 되면서 종종 장애인운동(투쟁)에 참여하곤 한다. 우선 내가 처음 투쟁에 참여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솔직히 ‘뭘 저렇게까지 하지?’였다. 법을 고의적으로 어기거나 길을 막아 비장애인들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들, 때때로 경찰과 대치 속 오가는 고성과 충돌이 나에게는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경찰들도 그냥 청년 아닌데 무슨 죄냐?”, “비장애인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느냐?” 등의 생각과 말을 주위 사람들에게 하며 규칙에 얽매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내 자신을 공감, 배려 따위로 속였었다. 그분들이 만들어낸 투쟁의 결과로 내가 오늘 이곳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배우게 된 이후에도 불편한 느낌은 남아 있었다. 그러다 ebs에서 방영했던 ‘배워서 남줄랩2’라는 프.. 2021. 1. 6.
<제101호> 결혼을 앞두고_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 회원) 나는 사람을 부른다/그러자 세계가 뒤돌아본다/그리고 내가 없어진다 일본의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첫 번째 연애시에 나오는 구절을 기억해냈다. 맞다. 단지 한 사람을 좋아했을 뿐인데, 그를 불러 내 곁에 있어달라고 말했을 뿐인데, 그 일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세계가 나에게 범람해오는 것이었다. 연애는 넘치고, 덮치고, 파괴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말을 잃고 새로운 말을 주워섬겨야 했다. 상대는 온 몸의 체중을 실어 상대에게 돌진하는 사람이었다. 슌타로의 시를 빌려 적자면 내가 그를 부르자 세계가 나를 향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와 부딪혔다.(나는 으스러졌다) 동시에 그는 배려심이 많은 사람인지라 자신의 욕구나 감정에 푹 빠진 채로 나에게 달려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나에 대해 궁금해.. 2020. 9. 28.
<제101호> 다시 코로나...그리고 다시 종교_이 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전 세계에 코로나의 광풍이 몰아치는 와중에도 많은 사람들의 피땀 덕분에 서서히 일상으로 복귀해 나아가고 있던 요즘이었다. 하지만 다시 터진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흔들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1차 유행 때와 마찬가지로 종교가 있다. 난 초기 유행 때 원인을 제공한 신천지라는 종교에 대한 비판과 책임은 물어야 하지만 종교에 소속된 개인을 혐오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지금 유행을 일으킨 극우 개신교, 그 확산의 도화선이 된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이야기할 때면 솔직히 증오의 감정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곤 한다. 내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초기 신천지에 의한 대유행은 코로나라는 감염병 확산 초기였기에 예상 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상.. 2020.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