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사랑하며50 <104호> 가족이라는 말_이구원(회원) 가족은 나에게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다. 그들에 대해 제대로 모를 뿐 아니라 냉정하게 말하자면 난 가족에 의해 버려졌고 그로 인해 가톨릭교회의 한 종교단체(선교회)에서 26년의 삶을 살아왔다. 물론 내가 살아왔던 공동체에서도 가족 같음을 강조했었고 어릴 때는 그 곳의 분들을 엄마, 아빠 등으로 부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사춘기를 거치고 어른이 되어가며 내가 살았던 공동체가 가족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머리가 커가며 늘어만 가는 불편함에 내 주변의 편하고 친한 사람들에게 ‘가족 같은 공동체’가 아니라 ‘가조오옥 같은 공동체’라며 뼈 있는 농담을 하곤 했었다. 뿐만아니라 자립 이후 동료 장애인 분들과 상담을 하며 가족이 장애인 당사자들의 가장 큰 억압의 주체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다. 그래서일.. 2021. 1. 6. <102호> “그 사람들은 죽지는 않잖아요!” _이 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자립 이후 활동을 하게 되면서 종종 장애인운동(투쟁)에 참여하곤 한다. 우선 내가 처음 투쟁에 참여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솔직히 ‘뭘 저렇게까지 하지?’였다. 법을 고의적으로 어기거나 길을 막아 비장애인들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들, 때때로 경찰과 대치 속 오가는 고성과 충돌이 나에게는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경찰들도 그냥 청년 아닌데 무슨 죄냐?”, “비장애인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느냐?” 등의 생각과 말을 주위 사람들에게 하며 규칙에 얽매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내 자신을 공감, 배려 따위로 속였었다. 그분들이 만들어낸 투쟁의 결과로 내가 오늘 이곳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배우게 된 이후에도 불편한 느낌은 남아 있었다. 그러다 ebs에서 방영했던 ‘배워서 남줄랩2’라는 프.. 2021. 1. 6. <제101호> 결혼을 앞두고_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 회원) 나는 사람을 부른다/그러자 세계가 뒤돌아본다/그리고 내가 없어진다 일본의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첫 번째 연애시에 나오는 구절을 기억해냈다. 맞다. 단지 한 사람을 좋아했을 뿐인데, 그를 불러 내 곁에 있어달라고 말했을 뿐인데, 그 일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세계가 나에게 범람해오는 것이었다. 연애는 넘치고, 덮치고, 파괴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말을 잃고 새로운 말을 주워섬겨야 했다. 상대는 온 몸의 체중을 실어 상대에게 돌진하는 사람이었다. 슌타로의 시를 빌려 적자면 내가 그를 부르자 세계가 나를 향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와 부딪혔다.(나는 으스러졌다) 동시에 그는 배려심이 많은 사람인지라 자신의 욕구나 감정에 푹 빠진 채로 나에게 달려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나에 대해 궁금해.. 2020. 9. 28. 이전 1 2 3 4 5 6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