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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이내 칼럼

내연을 확장해야 외연이 커진다

by 인권연대 숨 2026. 10. 26.
내연을 확장해야 외연이 커진다

 

이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취임 500일째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대통령은 ‘구조적 다수’를 강조했다.

구조적 다수는 정계 개편을 통한 여당 의석 늘리기 차원을 넘어선, 정치지형의 영토 확장을 말한다. 쉽게 풀면 외연 확장이다. 중도와 보수성향 계층까지 포섭한다는 뜻이다.

이같은 기조는 지난 500일 동안 국정운영의 방향타로 작용했다. 하지만 취임 초 60%를 넘나들던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로 주저앉았다. 부정적 평가는 많게는 60%대에 달한다.

 

대통령은 ‘성과’로 국민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여기 문제가 있다. 성과의 과실이 누구에게, 어떻게, 얼마나 전달되는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한 합리적이고 치밀한 방안은 마련했는가?

현재 낮은 대통령 지지율은 과도기 현상이 아니다. 이른바 집토끼인 기존 민주당 지지층은 구조적 다수의 조연으로 밀려나 대열에서 이탈했다. 기득권에 가깝거나 지향하는 산토끼는 주어진 과실만 탐할 뿐 자기 노선을 바꾸지 않는다.

대통령은 개혁을 말할 때 프랑스 혁명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급진적인 개혁은 결국 나폴레옹의 왕정복고를 불렀다는 뜻이다. 이런 비유는 비약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로베스피에르 역할을 허용할만 한 정치•사회적 환경과 거리가 멀다. 급진적이라고 해봐야 부유세 증세, 전국민 기본소득 정립 정도에 그칠 것이다. 이런 주장을 내세우는 집단도 보이지 않는다.

프랑스 고등학생시위로 촉발된 시민봉기로 파리가 불타고 있다. 마크롱 정부의 부유세 폐지가 시위의 방아쇠로 거론된다. 프랑스 시민들은 파리혁명 이후 다시 평등을 외치고 있다. 여기서 평등은 공정과 다르다.

사민주의를 용도폐기하고 신자유주의 질서를 추종하는 유럽 정치권은 공정한 경쟁을 내세운다. 공정은 국내 2030세대의 절대 가치이기도 하다. 자신의 능력 대로 성과를 갖겠다는 게 이들의 공정한 세상이다.

반면 평등은 국가적 성과를 인민 모두가 고루 나눠갖자는 뜻이다. 유럽의 사민주의가 추구해온 이념이기도 하다.

 

대통령은 ‘성장 후 분배’를 강조하기도 했다. 성장을 위해서는 능력이 많은 대기업이 거침없이 나갈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공정한 게임의 규칙이 필요하다. 대통령은 여기 주력해 왔다. 증가하는 세수는 미래 대비 기금으로 적립하기로 했다. 트리클 다운은 없다.

당초 대통령을 뽑을 때 기대했던 길과 반대로 가고 있다. 용도폐기된 낙수효과 대신 아래서 물이 차오르도록 하는 상수관 설치를 기대했다. 하지만 대기업 높은 빌딩 꼭대기 저수조에 물을 끌어올리는데 국가 전력을 쓰고 있다.

이미 빌딩 각 층을 차지한 이른바 중도와 보수 성향 계층은 그대로다. 대통령 남은 임기 3년여가 아니라 3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들 고층 거주자의 성향을 바꾸려 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평지에 살면서 하늘만 바라보는 계층의 시선을 옮기도록 하는 게 빠르다. 보다 정교하고 친절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대로라면 대통령은 제자리에 주저앉아 바스러질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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