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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마음거울

<제47호> <떼이야르 드 샤르댕의 사상>Ⅰ.생물과 무생물! - 정태옥 님(회원)

by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2020. 6. 16.

 

가장 부패하기 쉽고, 가장 나약한 단백질 - 생명이, 어떻게 가장 단단한 다이아몬드에 바늘구멍을 뚫을 수 있는가!” 오늘날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의해 DNA의 약30억 개 염기서열의 구조가 규명되었지만, 그 정보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범위는 겨우 10%도 안 된다. 그 나머지는 아직도 무의식의 세계이다. 오늘날 우리가 과 인간에 대한 정의(定義)가 불가능한 이유이다. ‘인간은 생물이다라는 생물학 지식이 샤르댕 사상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며, 그 마지막이 인간은 생물이 아니다라는 생물학적 확신이다.

 

생물은 살아있는 동안 숨을 쉬고, 성장하고, 번식하고, 생각하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암석과 같은 무생물과는 전혀 다른 존재임을 누구든지 쉽게 분간할 수가 있다. 그러나 생물이 죽었을 때의 현상은 스위치를 끈 컴퓨터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컴퓨터는 스위치를 켜 다시 작동시킬 수 있지만, 생물은 죽음 그 자체가 끝이다. 그렇다면 우리 생물은 컴퓨터만도 못한 존재인가?

 

우리는 현상에서 질량의 크기를 kg로 표현하는 물질과 J() 또는 cal(칼로리)로 표현하는 에너지를 인식하고 있다. 물질은 저울로 측정이 되나 에너지는 저울로 측정이 불가능하다. 이 둘 사이에는 E=mc²(E=에너지, m=질량, c=광속), 같은 본질이며, 가역성으로서, 물질은 공간을 갖는 에너지이며, 에너지는 공간이 없는 물질이다. 우리는 보통 생성과 소멸을 말할 때 생성은 물질이고 소멸은 에너지로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물질(이하 무기질, 무생물을 뜻함)은 에너지와의 순환과정으로 생성과 소멸현상이 일어난다. 즉 물질이 소멸하면 에너지가 생성되고 - 장작을 태우면 열에너지가 발생한다. 에너지가 소멸되면 물질이 생성된다. - 열에너지가 소멸되면 딱딱한 쌀이 부드러운 밥으로 생성된다. 그러나 생물에서 생성과 소멸현상은 물질 - 에너지 순환이 아니라 ‘RNA - DNA'라는 단백질 생성 프로그램에 의해서 일어난다.

 

‘RNA - DNA'에 의해 생성된 단백질이나 식물의 광합성작용에 의해 생성된 탄수화물은 가수(加水)분해를 통해 열에너지가 발생하지만, 이 에너지는 다른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을 만드는 직접 요소가 아니라 생물이 생활하는 데 이용되는 생명에너지이다탄수화물을 제외하고는 생명체 내에서 유기질은 오직 유기질로만 생성된다. 따라서 생물은 생물을 먹어야 생존이 가능한 존재이다. 그러나 생태계에서 '먹이의 사슬'은 하부구조가 넓고, 상부구조가 좁은 피라미드형이기 때문에 '치열한 생존경쟁'이 아니라 '땀 흘리는 노동'이 필요한 존재이다.

 ‘RNA - DNA'는 단백질을 생성하고 소멸하는 A - T(U) - G - C 4개의 암호로 된 3진법을 쓴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유전자이다파란 가을하늘 아래 붉은 코스모스와 흰 코스모스는 추운 겨울을 넘기기 위해 씨앗으로 변신하고 개체는 소멸된다. 이 씨앗은 자손이 아니라 압축된 개체 - 정보이다. 때로는 붉은 코스모스와 흰 코스모스가 유전자 정보의 교환을 통해, 당대에 출현이 불가능한 분홍색 코스모스도 만들어 낸다. 이것은 보다 풍요로운 개체()의 출현이며 생물진화의 출발점이다. 우라늄은 우라늄을 못 만들지만, 코스모스는 코스모스를 만들어낸다.

 

생물은 기계가 아니다. 물질 - 에너지 순환의 고리를 끊고 번식과 진화를 통해 개체()의 연속성을 획득한 비가역성, ‘RNA - DNA' 단백질 프로그램의 불멸성이다따라서 생물에서 '죽음'이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식이 ''로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에게 정신이 출현함으로써 다른 생물에서 볼 수 없는 '인격'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라마르크와 다윈에 의해 시작된 생물의 진화론은 '인간은 생물이다.' 라는 결론에 도달함으로써 인류는 적 존재이다.’ 라고 인식해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인간은 생물이면서 생물이 아니다'라는 새로운 생물진화론으로 인류의 미래를 바라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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