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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살며 사랑하며

<129호> 나를 돌보는 연습 12

by 인권연대 숨 2023. 1. 30.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행동하기. 그리고 의심하기.

                                                                                                 동글이

 

나는 섬세하고, 닥치지 않은 상황을 미리 불안해하고, 걱정합니다. 또한 그런 감정을 누구보다 잘 숨기고 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섬세하고 예민한 감정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사람을 만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동시에 안쓰러웠습니다.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누군가에게 불편한사람 취급을 받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4번의 전학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열심히 적응해야 했기에 타고난 본성과는 달리 맞출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났지요. 그러니 오만하게도 나는 누구에게나 맞출 수 있다!’ 자부하며 살아왔습니다.

 

있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야 다른 사람이 나를 도와주거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음이 요동칠 때는 잠잠히 있는 연습이 필요함을. 가끔은 아무것도, 무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무얼 할지 몰라서 불안하다면 무엇을 할지 물어보면 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바라보고, 꼬임 없이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어른이라 생각한 사람들도 저마다 각자의 고민이 있고, 같이 의논하고 싶음을 알고 나니 미래에 있는 저를 만난 듯 합니다. 각자의 인생살이. 어찌 정답이 있을까요. 정답이 있다면 다 같이 손잡고 그대로 살면 좋겠어요.

 

나쁜 사람, 좋은 사람, 선한 사람, 악한 사람. 꼰대, MZ, 여성, 남성, MBTI.

한 사람 한 사람. 다를 텐데 어찌 한 면만 보고 판단할 것이며 심판할 수 있을까요. 다채로운 사회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태도를 택해야 할까요. 지금의 태도와 선택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그래도 한가지는 선택해야겠습니다.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회문제는 무엇인지. 지금 내 마음은 어떠한지. 일단 마음을 살피겠습니다. 여전히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흔들릴 때가 많지만 시선이 꼬이지 않도록 계속 씻어내고, 다시 살피고, 선택을 의심해봐야겠습니다. 정답이 없다는 것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늘 유념하며 살아내고 싶습니다.

소중한 그대와 함께.

 

- 1달에 1번 글을 쓰며 숨 쉬고, 살아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하게 숨 쉬고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가 모두 안온하길 바랍니다.

 

(지난 한 해 동안나를 돌보는 연습을 기고해주신 김한나 회원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 인권연대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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