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호> 연습 7_잔디
수요일 아침이었다. 남편은 둘째 아이와 이른 아침 식사를 하고 길을 나섰고, 남은 아이들은 스스로 채비를 하고 자신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나가고, 설거지를 하고, 방바닥을 발걸레로 쓱쓱 밀고, 주유소 언니가 아침마다 지나가며 보시고는 재미있어서 한 번 웃고 가신다는 그 빨랫줄에 빨래를 나란히 널고, 향이 구수한 커피를 한 잔 내려 차에 싣고, 어제 부른 노래를 들으며 나도, 길을 나서서 출근하고 있었다. 늘 지나는 첫 번째 터널을 빠져나와 네거리를 지나, 두 번째 터널을 들어가기 전 오른쪽으로 머뭇거리는 고라니를 보았고, 고라니가 아침에 있네, 생각하며 고라니가 차도로 나올 거라 예상치 못했고, 내 차 뒤에서 달려오는 트럭을 보았고, 머뭇거리던 나는 차를 멈추지 않았고, 고라니랑 범퍼가 부딪히는 소리를 ..
2022.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