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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호> 책 숨, 슬기로운 탐독생활 기후정의 : 희망과 절망의 갈림길에서 - 한재각 지음 / 정미진 일꾼 ‘가장 무서운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10년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다. 현존하는 기술과 정책들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현시킬 정치사회 세력을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과 국제규약은 1980년대부터 시도되어왔지만 이윤을 만들어내는 경제, 정치 체제, 불평등 구조 속에서 기후위기는 오히려 심화되었다. 전 세계 곳곳에서는 이미 기후위기로 인한 삶의 변화를 겪고 있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에는 ‘온실가스 배출’의 최대 책임주체가 아닌 다른 이들이 서있다. ‘실현가능한 기후위기 대책’은 기후위기를 만들어 낸 불평등한 착취구조 겉에 녹색 포장지를 덧씌우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경제, 정치체제가.. 2022. 8. 31.
<124호> 위로_允(잔디) 어쩔 수 없이 머뭇거릴 때가 있다. 지금까지 듣거나 공부해 온 훌륭한 정보나 지식이 내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되어 나오지 못하고 머릿속에서만 빙빙 돌거나, 하려고 하는 말이 목까지 차올라 있지만 그저 거기까지 일 때, 20분 전까지 부르던 노래의 첫 음이 기억나지 않아 발표 순서가 시작되어도 발표를 시작하지 못해 이마에 땀만 흐를 때, 내 딴에는 이리저리 궁리하며 열심히 쓴다고 쓰고 퇴고도 했는데, 무얼 썼는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때 그래서, 내가 본 것을 독자도 똑같이 볼 수 있게 쓰세요 라는 문장이 무슨 문장인지 알지만, 그렇게 쓰려고 했지만 그곳이 어디인지 몰라 가 닿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일 때, 원고를 쓰긴 써야 하는데 하고 싶은.. 2022. 8. 31.
<124호> 선 넘기_동글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나의 우울은 결국 또 나를 잡아먹고, 나는 당신을 잃어도 괜찮을 것처럼 저-기로 멀어집니다. 나는 나를 돌보는 일이 꼭 당신을 떠나보내야 하는 일인 양 애써 가까워진 당신을 밀어내고 또 선을 긋습니다. 이따금 내가 느끼는 마음의 아픔보다 당신 아픔이 더 아프게 느껴지는 까닭은 나는 나를 잃어도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내 아픔을 나처럼 함께 아파해주는 당신을 만나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도 하기 어려운 일을 바라고 기다리는 것은 결국 나를 외롭게 만드는 일인 것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나를 외롭게 할 겁니다. 이따금 선을 넘어 오는 이들을 반기며 기뻐도 할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은 저-기 있습니다. 나는 이만큼 선 긋고 여-기 있습니다. 깊디 .. 2022.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