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1196 <제65호> 불편하게 살아야 얻는 것들_이병관(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상황에 따라서 무언가를 수확하는 것은 노동이 되기도 하고 놀이가 되기도 한다. 아마도 그 일을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생계와 직접 연관되어 있다면 노동이고 그렇지 않으면 놀이에 가까울 듯하다. 우리 집은 사과 농사를 짓기 때문에, 비록 영세농가이지만 그 양이 만만치 않아서 사과 따는 일은 고된 노동에 해당된다. 반면 밤나무는 딱 한 그루 있는데, 밤이 많이 달리든 말든 돈 하곤 직접 관련도 없고 양도 적어도 그렇게 힘들지도 않다. 그래서 가을철 밤 줍는 일은 나름 여가활동에 해당한다. 올해도 밤을 주워서 삶아 칼로 직접 밤 껍질을 까서 먹었다. 그런데 똑같은 행동을 하면서 예전과 생각이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 어릴 때는 밤 껍질을 손으로 직접 까는 행위를, 뭐랄까 .. 2019. 9. 26. <제65호> 기대어..._잔디(允) ✻ 과거의 그가 겪은 아픔들. 그가 견디어 낸 시간 위에 내가 서 있음을 문득 깨달았을 때 오는 서글픔. 고마움. 측은함. 그리고 깊은 미안함. 그리고 나의 시간을 나만이 살고 있지는 않다는 것에 대한, 내 뒤에 올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니 이 시간을 잘 지내보자는, 의무감과는 다소 다른 감정... 결국 너의 평화에 기대어 내가 있고, 내 평화는 너에 기인한 것임을 다시 보는 경험. 4. 16. 베트남. 제주 4.3.... 슬프고 아프고 험하고 숨겨진 역사의 진실을 위로하고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어 창피하나 (나는 나의 밥벌이에 급급하고...,) 그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내 가슴에 들어와 은하수가 되었다. 사소하고 소박하게라도 나도 그들의 발걸음에 도움이 되기를, 조용한 지지자라도 되기를... ✻ 아이.. 2019. 9. 26. <제65호> 손톱 끝 봉숭아 몇 밤만 지나면 질터인데..._이영희(회원, 원영한의원) “엄마, 벌써 반이나 없어졌어요.” 손톱을 들어 보이며 막내는 제법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어느새 저만큼 자랐는지 봉숭아물이 절반이나 지고 없다. “첫눈 올 때까지 있어야 첫사랑이 이뤄진다는데... 어쩌냐...” 농담 삼아 던진 말에 아이는 씩 웃는다. 무슨 소리냐며 펄펄 뛰지 않는 걸 보니, 뭐가 있긴 한가 보다. “엄마도 첫사랑 이루고 싶어요?” 대체로 둔한 편인 내가 유독 예민한 것이 있다면, 그건 피부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화장도 못하고 악세사리도 착용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1년에 한 번, 맘 놓고 멋을 부릴 수 있는 날이 있으니, 바로 봉숭아물을 들이는 날이다. 알러지 반응을 걱정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이다. 뭐가 그리 바빴는지 어느 시골 마을 담장 밑에 피어 있는 봉숭아를 보고.. 2019. 9. 26. 이전 1 ··· 387 388 389 390 391 392 393 ··· 399 다음